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창단 20주년 기념 월드투어를 2월부터 북미, 유럽, 아시아에서 펼친다. 한국에는 5월의 끝자락인 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찾아온다. 이번 공연이 지닌 특별한 점을 포커싱한다.

 

■ 거장의 70세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바이올린 거장 기돈 크레이머는 올해로 70세를 맞았다. 16세에 라트비아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거장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문하에 들어갔고, 이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금메달로 국제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파가니니의 환생’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현란한 테크닉, 독특한 해석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명성을 떨쳐왔다. 지난해 9월 BBC음악매거진에서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20’을 선정했는데 고인이 된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야사 하이페츠, 프리츠 크라이슬러, 예후디 메뉴힌, 나탄 밀슈타인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 창단 20주년

그의 5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1997년 발트 3국에서 온 23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크레메라타 발티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일시적으로 창단됐던 이 단체는 이제 크레머의 음악적 영감을 실현시켜주는 동반자가 됐다. 연주횟수만 연간 60~70회에 이르며 유수의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20장이 넘는 음반은 그래미상, 에코상을 안겨줬다. 올해는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20주년이다.

 

■ 특별한 지원군

기돈 크레머의 오랜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안드라스 켈러가 콘체르토 부다페스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해 ‘크레메라타 발티카 20주년 연합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뭉친다. 이들은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비롯해 공연 1부에서 연달아 연주되는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필립 글래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들려준다. 기돈 크레머가 각각 안드라스 켈러(바이올린), 기드레 디르바나우스카이테(첼로)와 협연하는 곡이다.

■ 의미 깊은 프로그램

18세기 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21세기 현대음악의 필립 글래스는 300년의 시간차만큼이나 스타일이나 작곡 기법이 매우 다르지만 두 작품은 모두 ‘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신고전 발레의 거장 조지 발라신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으로 ‘콘체르토 바로코’를 만들었고, 글래스는 네덜란드 댄스시어터의 발레 ‘스완 송(Swan Song)’(2010)을 위해 더블 콘체르토를 작곡했다. 발레 안무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2곡을 비교하며 듣는 것도 묘미가 될 전망이다.

공연 예매: 1577-5266, 1544-1555 문의: 02)580-1300

사진제공= 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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