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가 우리가 사랑했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아름답지만 괴팍한 호텔사장 장만월과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을 연기한 이지은 여진구는 첫 방송 이후 출연자 화제성 순위 1, 2위에 오르며 입길의 중심에 섰다. 때론 사랑스럽고, 때론 절절한 섬세한 감정연기로 안방극장 여름밤을 애틋한 호로맨스로 물들였다.

월령수에 묶여 생과 사의 흐름이 멈춘 만월.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존재해왔던 그녀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연민도 흥미도 없었다. 그런 그녀가 찬성으로 인해 조금씩 달라졌다. 고목 같은 마음에 잎이 나고, 꽃이 피며 강한 겉모습 속에 감춰진 연약함을 드러냈고 사랑에 빠진 여자가 됐다. 그런가 하면 과거의 만월은 또 달랐다. 청명(이도현)과 연우(이태선)와 함께 행복했던 시간부터 모든 것을 잃고 원념으로 가득 찬 달이 되기까지의 안타까운 서사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만월은 존재해온 세월만큼이나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다. 서늘한 무표정에 언뜻 비치는 씁쓸함과 외로움부터 찬성에게 느낀 설렘, 질투, 미안함, 불안함, 분노, 슬픔까지 이지은은 철저한 대본 분석과 연기 고민으로 만월의 서사와 수많은 감정을 표현했고, 장만월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구축했다.

만월의 시간을 흐르게 한 구찬성은 귀신 호텔리어와 손님이 있는 령빈(령빈) 전용 호텔 델루나에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그러나 따뜻한 심성은 델루나와 만월에게 변화를 일으켰다. 마른 나무에 잎이 났으니 꽃이 필 수 있도록 잘 돌보겠다더니 결국 월령수를 꽃피웠다. 만월을 향한 직진 로맨스는 설렘 지수를 최고조로 상승시켰고, 만월이 무너질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던 그가 처음으로 터트린 눈물에 시청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여심을 흔드는 눈빛으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의 만들어낸 여진구는 하버드 MBA 출신이라면서 귀신은 무서워하는 찬성의 허술하고 귀여운 모습부터 만월을 향한 흔들림 없는 사랑까지 “로코왕이 된 남자”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판타지 세계에서 유일한 인간 남자일 뿐인 찬성은 어쩌면 평면적일 수도 있는 캐릭터였으나 여진구의 안정적이고 깊이 있는 연기는 어느새 찬성의 모든 말과 행동, 표정, 눈빛까지 집중하게 했다.

한편 ‘호텔 델루나’ 15회는 내일(31일) 밤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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