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이 대중음악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그간 언더그라운드에서 활약하던 래퍼들이 가요계 중심까지 점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통 래퍼들이 인지도를 쌓은 가수와의 듀엣을 통해 음원을 발매하는 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콜라보 트랙은 주요 음원사이트 차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하는데, 그간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꿀 콜라보' 메이킹의 장인으로 평가되는 래퍼 5인을 살펴봤다.

 

01. 빈지노

국내 최정상 래퍼 빈지노는 수려한 랩 실력은 물론 세련된 패션 감각과 훈훈한 비주얼로 힙합 뮤지션들 사이에서 피처링 섭외 1순위로 꼽히며, 각 종 미디어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대중적인 색채와 타협하기보다는 항상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주로 힙합 아티스트와 콜라보를 이루지만, 때로는 스스로 좋은 노래라는 판단이 서면 대중가요와 손을 잡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가수 보아와 함께한 ‘노 매럴 왓(No Matter What)’, 윤종신의 월간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더 컬러(The Color)’, 어반자카파의 ‘목요일 밤’ 등이 그 예시다. 이 밖에 신승훈, 김예림(투개월), 예은(핫펠트), 박재정, 에디킴, 토이 등의 뮤지션과 함께 음원을 낸 적도 있다.

 

02. 기리보이

기리보이는 2014년 Mnet ‘쇼미더머니3’에 참가하기 전까지만 해도 래퍼 스윙스의 레이블 저스트뮤직 소속으로 활동하며 마니아층에게만 인기를 끌던 힙합 아티스트다.

하지만 방송 이후 그의 통통 튀는 음악 색깔과 귀여운 외모가 주목받아 수많은 메이저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이뤘다. 특히 여성 보컬리스트와의 콜라보가 두드러졌는데, 걸그룹 씨스타 멤버 소유와 함께한 ‘팔베개’, NS윤지와의 ‘설렘주의’, 조현아와의 ‘끝’ 등이 주요 곡이다.

 

03. 매드클라운

래퍼 매드클라운 역시 기리보이와 비슷하게 방송 출연 이후 메이저의 부름을 받았다. 2013년 ‘쇼미더머니2’가 끝나고 그는 발라드 가수 케이윌, 걸그룹 씨스타 등이 속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텄다.

이후 같은 회사 소속 소유와 함께한 ‘착해 빠졌어’가 히트를 기록했고, 이어서 효린과의 ‘스토커’, 다비치와 ‘두사랑’, 김나영과 ‘다시 너를’ 등 콜라보 트랙을 발매만 했다하면 차트 상단에서 위엄을 뽐냈다. 최근에는 떠오른 대세 인디 뮤지션 볼빨간 사춘기와 ‘우리집을 못 찾겠군요’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04. 지코

래퍼 지코는 메이저와 마이너 영역을 동시에 아우르며 출발한 케이스다. 아이돌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활동함은 물론, 힙합신의 언더그라운드에서도 꾸준히 믹스테잎을 발매했으며 힙합 크루 두메인과 벅와일즈의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뛰어난 랩 실력이 지코의 장기라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천재적인 프로듀싱 능력 또한 그를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다.

이를 바탕으로 지코는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 루나와 함께한 ‘사랑이었다’로 메가 히트를 친 전적이 있으며, 이 밖에 가수 박보람과의 ‘예뻐졌다’, 걸스데이 소진과 ‘아프다’ 등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말에는 신인인 아이오아이 및 구구단 소속 멤버 김세정의 ‘꽃길’을 프로듀싱에 음원차트 1위를 기록시켰다.

 

05. 산이

산이는 수년전 래퍼 버벌진트와 함께 언더그라운드 크루 ‘오버클래스’의 멤버로 굵직한 활약을 펼쳤다. 등장과 동시에 ‘랩 지니어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만 그는 메이저에서 한 번 미끄러진 전적이 있다. JYP 소속으로 데뷔했을 당시 활동 곡 ‘맛 좋은 산’이 그 예시로, 지금까지도 래퍼 산이의 ‘흑역사’로 불린다.

하지만 이후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제대로 반영한 앨범을 발매해 힙합팬들의 사랑은 물론 대중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았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콜라보 트랙은 걸그룹 에프터스쿨의 레이나와 함께한 ‘한여름밤의 꿀’이다. 이후 백예린과의 ‘미유(Me You)’, 미스에스의 강민희와의 ‘나 왜이래’까지 대박을 쳤다. 현재 과거완 달리 달달한 사랑노래만 부른다는 이유로 힙합 마니아층에게는 몰매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들은 그의 음악에 박수갈채롤 보내고 있다.

 

사진=지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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