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7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으로 그의 여동생 이부진(47) 호텔신라 사장이 조명받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flickr.com

◆ 블룸버그 ‘삼성 승계구도 재편’ 가능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3남매 중 이재용 부회장은 장남이고, 이부진 사장은 두 딸 중 장녀다. 이부진 사장은 오래전부터 ‘리틀 이건희’라고 불렸다. 이건희 회장과 외모나 경영 스타일, 승부사 기질 등에서 빼닮았기 때문이다. 2010년 12월 호텔신라 사장에 취임한 후 7년간 호텔사업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이부진 사장이 삼성그룹 내에서 입지가 높아질 것이라는 ‘승계구도 재편설’은 외신에서 주목했다. 지난달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시작되자 블룸버그는 삼성의 후계구도가 혼란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사장이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쳤다. 가부장적인 풍토의 기업에서 (여성 오너가)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당분간 이부진 사장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flickr.com

◆ 주가 요동 삼성전자 하락·호텔신라 상승

실제로 오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했다. 오후 한때 전일대비 27000원까지 빠지며 187만원대에 거래되다가 다시 회복해 오늘 장 마감을 앞두고 전일대비 8000원이 빠진 189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이부진의 호텔신라 주가는 상승했다. 오전 한때 2300원이 오른 4만9000원대에 거래되다가 장마감을 앞두고 전일대비 450원이 오른 4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 재계 “국내 기업 분위기 모른 허황된 소리”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삼성의 승계구도 재편설이 터무니없다고 말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연구원은 “얼마 전 이재용·이부진 남매에 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번진 상태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까지 되자 호텔신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최근 주가 흐름은 단기 이벤트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그룹 역시 이부진 사장의 역할 가능성에 대해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됐다고 해서 삼성의 리더십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무죄를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 측도 “이부진 사장이 삼성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이건희 회장이 사퇴했을 때도 그의 위임을 받아 이학수 전 부회장 등이 '대리경영'을 한 사례는 있어도 승계 작업을 중간에 전환한 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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