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급속도로 증가하던 1인 가구의 수는 지난해들어 처음으로 2인 가구 수를 넘어섰다. 현재 대한민국의 1인 가구는 약 520만으로, 전체(1911만 가구)의 27.2%를 차지한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혼자 사는 노인 인구가 느는 동시에, 취업과 결혼을 미루는 청년층이 많아진 탓이다.

상당수 불어난 1인가구는 소비 패턴도 타 가구와 다른 양식을 보인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신 가깝고 편리한 편의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결과로 중산층 이상이 주고객인 백화점의 매출은 1인가구 등의 다양한 계층의 고객이 찾는 편의점에 압도당하는 중이다. ‘1인 가구 증가’에 편의점가 백화점의 희비가 갈린 셈이다.

 

▲ 백화점 매출 앞지른 편의점

사진=GS25 홈페이지

편의점은 지속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백화점의 매출을 훌쩍 뛰어넘었다. 백화점은 경기 위축 속 구매력이 강한 부자들만의 공간으로 전락한 모양새고, 반면 가성비 제품을 내놓는 편의점이 각광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편의점 업계 상위 3사인 CU, GS25, 코리아세븐의 순매출(공시 기준) 합계는 총 14조2480억원이다. 2015년 전년 대비 28.8% 고신장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6.5% 성장세가 이어졌다. 이는 지난해 백화점 상위 3사인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순매출인 12조2985억원을 2조원 가까이 앞지르는 규모다.

 

▲ 소비트렌드 변화 결정적 기인

편의점의 고매출에는 간편식을 추구하는 소비트렌드의 변화가 결정적으로 기인했다. 혼자 사는 직장인들은 퇴근길에 편의점을 들리거나 짧은 점심시간에 끼니를 해결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편의점의 매출을 성장시키게 됐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편의점이 경기불황 속 고객의 적절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놔 호황을 누렸다는 평이 잇따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1조6720억원으로 4년 사이 51% 성장했다. 더불어 편의점 도시락으로 가볍게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1~2인 가구, 학생과 직장인 등이 급격히 늘어 GS25와 CU의 PB상품 매출 비중은 3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소량구매 품목도 여전히 강세

사진=픽사베이

즉석커피, 담배, 냉동 및 즉석식품 등 편의점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소량 구매 제품군 역시 백화점 매출을 뛰어넘은 결정적 원인이다. 소량 구매 품목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해마다 감소하는 수요로 꾸준히 비중이 줄고 있지만 편의점에선 2014년 13.4%, 2015년 15.6%, 2016년 16.5%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는 편의점이 소량 품목 판매 부분에서 급속도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온라인 업체의 위협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라 더욱 흥미롭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통업계에서 온라인 업체들의 소량 품목 매출 비중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28.7%, 30.4%, 32.4%가 증가해오고 있다. 온라인 업체가 매해 평균 약 1.85% 성장하는 동안 편의점 역시 약 1.6%씩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 편의점의 색다른 변신도 약진 요인

사진제공=위드미

편의점이 생활 속 만능 플랫폼으로 변신한 것 역시 매장 매출 약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대표적 예시는 CU가 대전시 대덕 R&D특구에 선보인 ‘CU 대덕대 카페테리아점’은 푸드 코트를 컨셉으로 한 ‘카페테리아(Cafeteria)형 편의점’이다. 다른 매장과 달리 다양한 먹거리로 구성된 메뉴판을 구비했고 즉석피자, 치킨 등을 직접 조리한다. 결과적으로 즉석조리식품의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38.6%까지 끌어올린 성과를 가져왔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4년 도시락을 여유 있게 취식할 수 있는 ‘도시락카페’ KT강남점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도시락카페 2호점’ 중국대사관점, 지난해 11월엔 커피 문화 공간을 표방한 ‘남대문카페점’을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위드미가 예술의전당 내에 클래식을 콘셉트로 선보인 ‘예술의전당점’도 차별화를 꾀한 매장이다. 매장 레이아웃도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모양을 응용한 부채꼴 모양으로 구성했으며, 휴게공간에는 클래식 청음 장비를 구비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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