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5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혼자 취미를 즐기는 나홀로족이 대세로 떠올랐다. 혼밥(혼자 밥 먹는 것), 혼영(혼자 영화 보는 것)에 이어 최근엔 ‘혼TV족’까지 등장했다. 오늘(19일) 방송통신위원회의 ‘2016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전국 4366가구의 만 13세 이상 국민 73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4%의 사람들이 ‘혼자 TV 보기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혼TV족 등장, 1인가구 증가 및 가족과의 시간 감소 이유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중 3분의 1가량은 TV를 혼자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드러났다. 이 결과는 1인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사자의 7.5%는 ‘매우 그렇다’, 23.6%는 ‘그런 편이다’라고 답했다. 전체의 34.4%는 ‘보통이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가 각각 24.3%와 9.9%로 나타났다.

혼TV를 선호한다는 응답자 중 독신가구는 무려 45.2%로 가장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1인가구가 많은 20대가 41%로 수위를 지켰다. 최근 나홀로족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뭐든지 혼자 생활하는 데 편리함을 느끼는 이들이 북적거리는 집 밖으로 나가 활동하는 것보다, 집에서 TV를 보며 여유를 즐기는 데서 나타난 모습이라고 분석된다. 조금씩 베타적으로 변화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정확히 반영한다.

 

가벼워진 주머니... 혼TV족 증가로 이어져

가구소득별로 보면 월 100만원 미만 37.9%, 100만∼199만원 36.2%, 200만∼299만원 30.9%, 400만원 이상 30.5%, 300만∼399만원 27.5% 순으로 조사됐다. 혼TV족이 20대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청년 실업과 낮은 임금 등의 문제와 겹쳐진다. 여가생활과 문화생활을 즐기기엔 생활이 팍팍해 점점 TV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경기 하강에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는 활동을 줄이고 있는 최근 경향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비교적 싼 문화생활로 여겨지는 영화에서도 이 기조는 확인된다. CGV 리서치센터에선 1인 관람객 비중은 2012년 7.7%에서 지난해엔 13.3%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혼자 TV를 보는 이유? 나를 위한 자유

앞서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서 ‘최근 1주일 이내에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한 적이 없다’는 응답자다 33%, 그 이유로 ‘집에서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60.9%에 이른 만큼 가족 간 개인적인 행동양식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것도 한 가지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혼자 TV를 보고, 영화를 보고, 밥을 먹는 행태가 증가하고 있는 건 일부러 다른 사람과 시간, 취향을 조정하지 않고 개인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트렌드와 연결된다. 예전엔 혼자 노는 사람을 친구도 없는 외톨이로 다소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나홀로족의 대부분은 주변 시선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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