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을 든든하게 지켜온 ‘국민엄마’들이 최근 7~8년 사이 하나 둘씩 떠나고 있어 시청자의 가슴을 허전하게 만들고 있다. 오랜 세월이 발효시킨 내공과 특출난 연기력으로 대중을 웃기고 울렸던 관록의 여배우들, 그리운 얼굴을 되돌려봤다.

 

 

원로배우 김지영(본명 김효식)이 19일 오전 6시51분 향년 7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2년간 폐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연기 활동을 이어왔으나 지난 17일 급성 폐렴으로 결국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60년 영화 '상속자'로 데뷔했으며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감칠맛 나는 감초 연기로 개성 강한 엄마, 할머니 역을 다수 맡았다. 2005년엔 KBS 연기대상 여자 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영화 ‘서부전선’ ‘스파이’, 드라마 ‘앵그리맘’ ‘트라이앵글’ ‘식샤를 합시다2’ ‘여자를 울려’ ‘판타스틱’ 등에 출연하며 웃음과 감동을 실어 날랐다.

 

 

‘영원한 공주’ 김자옥은 63세이던 2014년 11월16일 폐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tvN 인기예능 ‘꽃보다 누나’편에서 윤여정 김희애 이미연 이승기와 함께 터키와 크로아티아 여행을 한지 얼마 안돼 타계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양대 연영과 재학 중이던 1970년 MBC 공채탤런트 2기로 데뷔한 김자옥은 70년대 안방극장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지적인 분위기와 야무진 대사처리, 풍부한 감수성으로 김수현의 페르소나로 군림했으며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최고 인기를 누렸다. 중년에 접어든 이후엔 이지적이거나 철없고 푼수기 넘치는 엄마, 시어머니 역을 맡으며 진폭 넓은 연기력을 과시했다. 

 

 

고 여운계는 69세이던 2009년 5월22일 폐암으로 대중 곁을 떠났다. 고대 국문과 재학 시절 연극배우로 데뷔한 뒤 1962년 KBS 공채 탤런트 2기, 64년 TBC 공채 탤런트 1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순악질여사’ ‘여로’ ‘마파도’ ‘내 이름은 김삼순’ ‘쩐의 전쟁’ 등 영화·드라마를 종횡무진 누비며 활약했으며 MBC ‘대장금’과 SBS ‘청춘의 덫’에서 여운계표 연기의 정수를 보여줬다.

일찍이 중년 역에 빈번하게 캐스팅될 만큼 연기의 깊이와 넓이를 갖춘 그는 중견 여배우 김영옥 강부자 김용림 사미자 등과 함께 안방극장 안주인 진용을 구축했다. 기품이 있는 역할부터 서민적이고 푸근한 엄마이자 할머니의 얼굴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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