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반려동물 사육 인구 1천만 명 시대'가 열렸다. 한국 사회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과 맞물려 1~2인 가구가 늘면서, 서로 의지하는 '벗' 또는 '자식'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 반려동물 사육 인구 1천만 시대...관련시장 성장세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015년 21.8%로, 3년 전인 2012년(17.9%)보다 3.9%포인트 높아졌다. 반려동물 사육 인구는 457만 가구, 약 1천만 명에 이른다. 더불어 관련 시장 규모도 2012년 9천억 원에서 2015년 두 배인 1조8천억 원으로 뛰었다. 2020년에는 현재의 세 배가 넘는 무려 5조8천억 원(농협경제연구소 추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반려동물 사육은 이제 ‘취미’의 틀을 벗어나 한국사회의 주요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다툼, 유기견, 길고양이 문제 등 골칫거리에 불과했던 반려동물을 위해 정부도 정책 마련에 나선다.

최근 농식품부가 공포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동물 등록을 주소지 관할 뿐만 아니라 동물등록제를 시행중인 전국 지자체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윤리적인 동물 설험을 위한 윤리위원회 운영 기준 등이 강화됐다. 더불어 28일께 축산정책국 방역관리과 아래 반려동물 관련 전담 조직인 '동물복지팀(가칭)'을 신설, 보다 효율적인 반려동물 복지정책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사진=LG 생활건강

‣ 불황 모르는 반려동물 시장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발 빠른 유통업계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덕분에 경기 불황 속에도 반려동물 용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반려동물 관련 매출이 2015년보다 22.5%나 늘었다. 증가율이 전체 매출 성장률(1.8%)의 거의 20배에 이른다.

유통업체들은 이처럼 급증하는 반려동물 상품 수요를 반영해 전문매장 및 전문 온라인사이트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2010년 12월 이마트가 선보였던 ‘몰리스펫 샵’은 6년여 만에 매장 수를 33개까지 늘렸고, 롯데마트 역시 반려동물 매장 ‘펫 가든’을 전국 23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온라인업체 중에서는 인터파크가 지난해 10월 12일 반려동물 전문 온라인(모바일 포함) 쇼핑몰 '인터파크 펫'의 문을 열었다. 개장 3개월여 만에 해당 앱 다운로드 수가 13만 건에 이를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티몬도 작년 12월 반려동물 용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스위티펫 샵'을 열고 점차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 충동 구매·유기 반복 여전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동물을 샀다가 버리기를 반복하는 등 준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동적으로 사전 지식ㆍ준비가 없이 아는 사람에게 얻어서 대충 키우다가 사정이 어려워지면 손쉽게 버리는 풍토가 계속되고 있다.

2014년 서울연구원의 동물복지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육 전 정보 취득 여부에 대해 24.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보통' 18.9%까지 합치면 절반(43%)에 가깝다. 결국 장기간 부재 돌봐줄 사정이 안 되는 경우(37.5%), 경제적인 문제(11.6%), 이웃 피해(82%) 등의 문제가 생기면 버리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에서만 한해 평균 9000마리다. 유기율(반려동물 수 대비 유기 동물의 수)은 0.8%, 1000마리 중 8마리가 길가에 버려지고 있다.

이런 유기동물들 중 25%는 자치구 보호소에 잠시 보호됐다가 안락사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개인적으로도, 시장경제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반려인들의 무분별한 충동구매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배태한다. 구매, 분양 전에는 반드시 깊은 고민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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