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으로 인해 1980년대가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데 이어 올해 스크린에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화제작 4편이 연이어 출격하게 된다. ‘서울의 봄’을 시작으로 광주민주화 운동, 4·13 호헌조치, 6·10 민주항쟁, 88올림픽 개최 등 격동의 현대사를 주 무대로 한 작품들이라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 더킹

지난 1월18일 개봉해 ‘공조’와 함께 설 연휴 극장가 흥행을 견인했던 ‘더킹’(감독 한재림)은 주인공 태수(조인성)의 고교·대학시절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2000년대까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했다. 영화에는 당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취임장면과 굵직한 사건들이 자료화면으로 깔리며 리얼리티를 고취시켰다. 풍자와 해학을 바탕으로, 혼돈의 시대에 권력을 틀어쥔 채 세상의 왕이 되고 싶었던 검사 태수의 삶을 권력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는 531만 관객을 모았다.

 

■ 보통사람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격동의 80년대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다루면서도 사건보다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조명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가족과 함께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었던, 그 시절 평범한 형사부터 국가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냉혈한, 최연소 안기부 실장과 상식 없는 시대를 안타까워하며 진실을 찾아 헤매는 기자까지 영화 속 인물들은 80년대 시대상을 고스란히 펼쳐내 몰입도를 높인다. 나라와 가족을 위해 살았던 성진(손현주), 국가를 뒤흔드는 사건을 조작하는 규남(장혁), 시대적 상황에 막혀 사명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기자 재진(김상호)의 모습이 30년이 지나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에게도 진한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3월 개봉.

 

■ 택시운전사

‘택시운전사’는 올해 기대작 BIG3 가운데 한 편이다. 1980년, 서울에서 혼자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택시운전사 만섭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광주의 상황을 취재하려는 독일 기자를 우연히 태워 영문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렸다.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는 국민배우 송강호와 코믹연기의 최강자 유해진이 첫 호흡을 나누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할리우드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충무로 블루칩 류준열이 가세한다. ‘고지전’ ‘의형제’로 묵직하면서도 예리한 연출력을 과시한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정치색 짙은 드라마가 아닌 휴먼드라마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반기 개봉.

 

■ 1987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30주년을 맞아 만들어지는 영화 ‘1987’은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공안 당국과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윤석 하정우 강동원이 한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시기에 대척점에 선 인물들로 등장하며 김태리는 ‘직접 민주주의’를 꽃피운 6월항쟁 한가운데에 휘말린 여인 연희를 연기한다. 이외 연기파 유해진 박희순 이희준 등 쟁쟁한 배우들이 가세한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맡는다. 올 상반기 크랭크 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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