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신인류로 불리던 자유분방한 'X세대'를 대표했던 톱 여배우 고소영이 '열혈주부'가 돼 대중 곁으로 돌아온다. 그가 주연을 맡은 KBS2 월화 드라마 ‘완벽한 아내’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완벽한 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든 채 살아오던 주인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연출 홍석구 PD를 비롯해 고소영, 윤상현, 조여정, 성준 등이 참여해 인상적인 코멘트를 쏟아냈다.

 

고소영 “대중이 바라보는 나에 대한 편견 깨고 싶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고소영은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 화려한 미모와 날씬한 몸매로 취재진의 주목을 한껏 받았다. 2007년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 영화 '언니가 간다' 이후 약 10년 만에 '완벽한 아내'로 연기자 복귀를 알렸다.

“작품은 그 전에도 많이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 계속 미뤄뒀다. 하지만 더 이상 복귀시기를 늦추면 언젠가 다시 연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참여를 결정했다.”

그녀는 ‘완벽한 아내’에서 파리목숨처럼 간당간당한 수습사원이자 전세난으로 척박한 삶을 살고 있는 주부 심재복 역을 맡아 코믹한 장면을 그려내는 한 편, 자립심 강하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담아낼 예정이다.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작품 속 재복이라는 주부 캐릭터에 현실적으로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시에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고소영’ 이미지의 편견을 깨고 좀 더 친근하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극중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윤상현에 대해서는 “우리 둘 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더 빨리 가까워졌다. 덕분에 더 좋은 호흡이 나왔다. 또 윤상현이 촬영장 분위기를 매번 밝게 만들어주는 덕에 더 재밌게 임할 수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새롭게 월화 안방극장에 합류한 ‘완벽한 아내’는 SBS ‘피고인’,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과 경쟁하며 시청자 잡기에 나선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도 물었다.

“워낙 쟁쟁한 드라마들이 많아서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흥미를 더하는 요소들이 분명히 있기에 차근차근 쌓아갈 수 있을 것 같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심은하 전도연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던 고소영은 심은하의 은퇴, 전도연의 '칸 여왕' 등극 등 엇갈린 활동 곡선 속에서 연기 열망을 켜켜이 쌓아오다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릴 조짐이다.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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