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플라잉이 '옥탑방'으로 음원차트를 점령, 잔나비 역시 복고풍 음악으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K밴드 붐이 일었다. 여기에 데이식스, '슈퍼밴드'로 주목받은 더 로즈, 그리고 자신들만의 길을 걷는 아이즈(IZ)가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데뷔 후 두번째 싱글앨범 ' 'FROM:IZ(프롬아이즈)'를 발매한 아이즈가 추석을 맞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싱글리스트 독자들에 인사를 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서울 성수동의 라운드테이블 스튜디오에서 한복화보 촬영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즈는 오랜만에 입어보는 한복에 어색해하면서도 "꽃도령이 된 기분이에요"라며 웃었다.
지난 5월 첫 번째 싱글 'RE:IZ(리아이즈)'를 발표한 아이즈. 새 앨범 '프롬아이즈'는 '리아이즈'의 연작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는 아이즈로부터'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전작에서는 밴드 아이즈의 아이덴티티를 찾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면 이번 앨범 '프롬아이즈'에서는 첫 자작곡을 수록하며 밴드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첫 싱글 타이틀곡 '에덴'은 정말 듣는 순간 눈과 귀가 번쩍 트인다. 강렬한 사운드가 마치 최근 국내 밴드에서는 찾아본 적 없는 느낌. 한편으로는 일본의 록 밴드 느낌도 남아 '록 마니아'들에게는 오랜만에 단비같은 존재다. 이에 준영과 우수는 '에덴'을 최애곡으로 꼽기도 한다.
"'에덴'은 정통 록밴드 사운드에 중점을 뒀거든요. 하지만 정통 록이 요새는 낯선 대중분들을 위해 이번 타이틀곡 '너와의 추억은 항상 여름 같아'는 조금의 변화를 줬어요. 그게 저희의 숙제라고 생각했죠."(현준/기타)
"이번엔 변화를 주자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센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도 저희의 '청량' 콘셉트를 좋아해 주셨어요. 저희가 하이틴 밴드로 나왔거든요. 다시 소년소년한 모습을 보였어요. 부담스럽지 않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여름에 맞는 곡이라 많이 들어주셔서 기뻤죠."(우수/드럼)
현준은 첫 자작곡 '구름의 속도'를 아이즈 앨범에 처음으로 수록했다. 사실 멤버들은 자신들이 '정통 록'을 추구하는 만큼 작사, 작곡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앨범에 멤버의 자작곡이 처음 수록돼 의미가 남다르다.
"'구름의 속도'는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곡이에요. 사랑 노래로 보면 헤어짐을 이야기하는데요. 상대방이 다시 좋아지는 감정 변화의 속도를 '구름의 속도'로 비유했어요. 날씨가 좋은 날 잔디밭에 누워서 들으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현준)
지후(보컬)는 "지금도 꾸준히 작업하고 있어요. 이번 앨범에 자작곡이 처음 수록됐죠. 다음 앨범에도 점점 늘려갈 수 있었으면 해요"라고 팬들에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즈는 현재 소속사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막내 준영(베이스)은 '가족같은 사이'라고 한다. 여기서 준영이 말한 '가족'은 외출하고 돌아오면 서로 터치하지 않고 식사할 때 모이고, 대화는 많이 없지만 말하지 않아도 이미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란다.
"오늘 아침 6시 반, 7시부터 스케줄을 시작했어요. 하루종일 붙어 있어서 특별히 할 이야기는 없어요. 요즘 활동 중이라 집에서는 잠만 자거든요. 식사는 한달에 두번 정도는 참치회를 시켜먹기도 해요. 규카츠도 자주 배달시켜 먹고요. 가끔 멤버들이랑 집에서 술도 마셔요. 멤버들은 소주 2병 정도, 저는 4병까지도 마셔요(웃음)."(현준)
이 모습은 음악 작업을 하는 과정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로 현준과 지후가 음악작업을 주도한단다. "작업하다가 멤버들에게 '이거 어때?'라고 물어보면서 다듬어가요. 멤버들의 반응에 따라 조금씩 다듬어가는거죠. 물론 어떤 장르인지, 주제인지 정하고 시작하죠. 강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두지만 조금 더 힘을 빼고 중심을 가지고 가자라는 생각을 항상 해요. '록 마니아'들도 있지만 아직은 낯선 분들에게는 조금씩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게요."(현준)
"다 만들고도 녹음하면서 전체적인 멜로디나 사운드, 기타, 건반을 더 수정하면서 마지막까지도 모두의 의견을 모아서 음악을 완성해요."(지후)
아이즈는 오는 9월 28일에는 한국에서 단독 콘서트도 예정돼 있으며, 일본에서는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다. 돔과 '슈퍼볼' 무대를 꿈꾸지만 당장은 "무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이 목표란다. 조명과 전광판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단다.
"저희 공연을 보신 후에 '또 오고 싶다'고 해주시면 그야말로 기쁠 것 같아요. 정통 록 사운드다 보니 일본에서는 국내보다는 많이 좋아해 주세요. 요즘은 헤드뱅잉을 하는 관객들이 늘고 있어서 신기해요. 바리케이드를 잡고 헤드뱅잉을 하는 모습을 보면 '록 스피릿'이 살아나요. 하하."(우수)
"일본에서 공연하는데 엄마와 딸이 같이 왔었어요. 서로 관계를 모를 정도로 신나게 즐기시는 모습이 뿌듯했죠. 연인도 봤었어요. 밴드 음악은 시끄러워서 커플들이 데이트를 하기엔 좀 '으아'한데 함께 와서 즐기는 모습 보니 너무 흥미로웠어요."(준영)
듣고 싶은 수식어를 물었다. "장르를 떠나서 장수밴드가
되고 싶어요. 윤도현밴드처럼요. 하지만 얼터너티브 록은 계속하고 싶어요."(지후), "저희는 처음부터 완벽한 밴드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하지만 음악은 진정성 있게 연주하는 것이 아이즈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성장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현준), "밴드 하면 아이즈 있지 않았냐는 말을 듣고 싶어요. 꾸밈없는 밴드, 가식적이지 않은 이미지. 음악만큼은 가식적이지 않은 가수요."(우수), "저도 성장형 밴드라는 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계속 노력해서 좋은 음악 들려드릴게요."(준영)
바쁘게 앨범 활동을 하고 있지만 추석에는 '진짜 가족'들과 만남을 가질 터. 하지만 이들은 추석 계획을 아직 모른단다. 막내 준영은 "누나가 '슈스케4' 출신 이지혜예요. 이번에 앨범을 냈는데 추석에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친가가 전주에 있어요. 할머니가 해주시는 닭백숙이 그리워요"라고 했다. 현준 역시 전주가 친가라며 "명절 때는 차가 막히니까 전날 가면 13시간씩 걸리고 했어요. 가족들 오랜만에 보고 싶네요"라고 회상했다.
우수는 지난 명절 때 TV에 나오는 가수가 됐다고 열심히 하라면서 칭찬만 받고 왔던 기억이 있단다. 반면 지후는 집안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가족들이 응원해준다며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셨는지 지금은 응원해주세요. 가족들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라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추석 인사도 전했다. "올 추석 연휴에도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가족, 친지분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그리고 귀경길 안전 운전하시고, 안전벨트는 꼭 착용하세요. 저희 아이즈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사진=라운드테이블 한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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