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권오광 감독의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은 시리즈 전작들과의 차별화로 도박 소재 역시 바꿨다. 화투가 아닌 포커를 다루며 효과적인 연출 방식을 고심했고 52장의 포커 카드로 펼쳐지는 게임의 묘미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화투는 쪼는(죄는) 맛이 있는데 포커 카드는 크기가 크고 쪼는 맛이 없죠. 반면 칩이 있으니까 던질 때 나는 경쾌한 사운드를 활용하려고 애썼어요. 또 아무래도 포커 게임 룰이 생소하니까 판은 쉽게 구성했어요. 고수들의 판은 어려워서 못 따라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잘 치는 분들은 영화 속 게임이 못 친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아무리 영화 안에서 포커 룰에 대해 설명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으니까 과감하게 정리하고 심플하게 구성했어요. 대신 배우들의 표정이나 호흡, 시선 표현에 집중했죠.”

그럼에도 ‘타짜’ 전작들은 권오광 감독과 더불어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한 대작 시리즈인 만큼 이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장면도 곳곳에 넣으려 했다. 권 감독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오마주 요소들을 밝혔고 이를 찾는 것이 시리즈 마니아들이 '타짜3'을 관람하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작의 상황을 비틀거나 차용한 부분이 몇 군데 있어요. 타짜 오타쿠들이 보면 기시감을 느낄 거예요. 관객을 위한 선물 같은 장면들이죠. 예를 들어, 일출이 도박 패배로 폐인이 돼서 다방 같은 장소에 있게 되는데 자세히 보면 벽에 파란 하늘 그림이 있어요."

"그 장면은 ‘타짜1’에서 짝귀와 고니가 만나는 장면에 대한 오마주에요. 그 장면에서도 뜬금없이 파란 벽이 등장하거든요. 일출이가 아버지 짝귀처럼 된 거죠. 다 말하면 재미 없는데.(웃음) 디테일을 많이 심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팬이 아니었으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웃음)”

추석 극장가 기대주로 11일 개봉해 3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타짜3’의 흥행은 순항 중이다. 권오광 감독은 개봉 전이었던 인터뷰 당시 “진심으로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 이유는 부담감을 견디며 ‘타짜’에 도전한 모든 동료들을 위해서였다.

“이 시리즈를 한다고 했을 때 저도,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부담이 컸어요. 선뜻 하겠다는 사람이 없었지만 큰 용기를 내서 과감하게 도전한 작품이에요. 결과물이 부끄럽지 않게 나왔고 그 과정도 좋았어요. 주 52시간 근무제 등 노동 환경을 준수했고 사람 사이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니까 잘되면 뿌듯할 거 같아요.”

덧붙여 차기작 계획은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전했다.

“써놓은 게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제가 ‘타짜3’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네가?’라고 했어요. 다음 작품도 그럴 거 같아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저 감독이 이런 걸 한다고?’ 궁금해하게 만드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사진=김수(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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