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초인(슈퍼히어로)들이 뛰어들었다. 지난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월요드라마 ‘초인가족 2017’과 24일부터 전파를 쏘기 시작한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이 주인공이다.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각기 다른 옷을 입은 두 작품은 ‘특별한’ 인물들을 앞세워 재미와 공감의 방아쇠를 당긴다.

 

■ 한 방 부족한 ‘초인가족 2017’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에 방영되는 ‘초인가족 2017’(연출 최문석·극본 진영)의 지난 20일 1회 시청률은 5.8%, 2회 4.8%(닐슨코리아 집계)를 올렸다.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30분 분량으로 2회씩 방영되는 이색적인 편성, 회별 에피소드로 진행되기에 시트콤 장르(제작진은 초감성 미니드라마를 주장한다)로 분류되는 ‘초인가족 2017’은 평범한 회사원, 주부, 학생의 일상 속 에피소드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초인’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공감과 위로, 웃음을 전한다는 복안이다.

 

 

승진에서 매번 밀리는 40대 비주류 만년 과장 나천일(박혁권), 적자에 허덕이는 가계부와 씨름하는 엄마 맹라연(박선영), 성적은 늘 중간인 질풍노도의 중학생 딸 익희(김지민) 그리고 도레미주류 영업2팀 팀원들(엄효섭 박희본 김기리 이호원)이 주요 등장인물을 이룬다.

일상과 유리되지 않은 내용과 캐릭터는 좋지만 예측 가능한 전개로 인해 신선함이나 재미는 떨어진다. 무릎을 칠만한 기발함을 원하는 시청자에겐 ‘밋밋한 시트콤’으로 느껴질 법하다. 가정과 직장 안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들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한 경우가 많다. 직종·세대별 리얼한 설정과 촘촘한 이야기를 통해 웃음과 페이소스를 기대했다면, 아직은 배가 고프다.

 

■ 기발한 상상력 ‘힘쎈여자 도봉순’

매주 금·토요일 오후 11시에 시청자를 찾는 ‘힘쎈여자 도봉순’(연출 이형민·극본 백미경) 1~2회는 각각 5.8%, 6.1%(TNMS 집계)의 시청률을 사냥했다. 모계로 유전이 되는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과 똘기 충만한 게임회사 아인소프트 CEO 안민혁(박형식), 정의감에 불타는 강력계 형사 안국두(지수)의 로맨스를 그린다.

 

 

드라마 버전 슈퍼 히어로물을 표방한 ‘힘쎈여자 도봉순’은 조선시대 의병활동을 벌인 조상 할머니로부터 괴력을 대물림해온 기발한 상상력이 일단 시선을 붙든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에 사는 자그마한 체구에 초동안 도봉순이 살벌한 건달들을 순식간에 제압해버리는 판타지 액션은 재미와 흥미를 유발한다.

물론 고졸에 별다른 스펙 하나 없어도 씩씩하고 낙천적인 캔디와 백마 탄 왕자, 키다리 아저씨, 츤데레 꽃남과 같은 캐릭터들이 진부하기 짝이 없다. 3각관계 로맨틱 코미디는 물리도록 많이 봐왔다. 하지만 특이한 설정을 가져온 뒤 슈퍼히어로 액션, 연쇄살인 사이코패스를 등장시킨 스릴러 요소 등 이종 장르를 가벼운 터치로 척척 콜라보해 색다른 맛을 전한다.

무엇보다 박보영의 최적화된 ‘귀여운 여인’ 연기, 박형식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감상의 재미를 배가한다. 심혜진 유재명 전석호 김원해 등 조연진의 탄탄한 뒷받침도 빼어나다. 반면 지수의 어설픈 연기는 극의 몰입을 방해해 아쉽다.

사진= SBS,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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