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가 1~2회를 마쳤다. 정규직 채용에서 탈락하고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에 남편 구정희(윤상현)의 바람 사실까지 알았지만, 그럼에도 씩씩하게 급한 불부터 꺼 나가기 시작한 심재복(고소영)의 불도저급 통쾌한 전개를 보여줬다. SNS와 해당 게시판에는 3040 세대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01. 12년차 부부의 ‘동지애’

대학시절 처음 만나 어느덧 12년 차 부부가 된 재복과 정희는 신혼 때처럼 뜨거운 사랑을 나누지도 않고, 가끔 찾아오는 애정 타임마저 쌍방향이 아닐 때가 많아 비참할 때도 있다. ‘여보’ ‘자기’ 대신 서로의 휴대폰 번호를 ‘구동지’ ‘심동지’라고 저장한다. 밖에서 힘들게 일하다 온 남편이 안쓰럽지만, 결코 잔소리를 멈출 수 없는 대목은 현실 속 부부의 리얼리티를 반영해 공감을 더한다.

 

02. 평범한 시민의 짠내 나는 삶

재복은 이사 갈 집을 구하기 위해 점심시간에도 바쁘게 이동하고, 학력과 나이 때문에 정규직 진입에서 고배를 들이킨다. 남편과 똑같이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나홀로 육아로 더 힘든 일상을 보내는 워킹맘 재복은 현실에 즐비하다. 퇴사자가 잘못한 일 때문에 대신 혼나고, 노래방에서 선곡 잘못했다고 쫓겨나는 등 이리저리 치이는 정희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짠내 진동하는 일상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03. 매회 꼬리 무는 궁금증

두 번째 마주치는 순간, 다짜고짜 재복에게 “언니”라고 하는 은희(조여정)는 친절하고 사랑스럽고 예쁘기까지 하다. 재복이 이사 오지 못할 것 같다고 하는데도 콧노래를 부르며 인테리어를 바꾸겠다고 하면서 슬쩍슬쩍 서늘한 표정을 드러낸다.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으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미스터리한 은희의 행동은 물음표를 하나씩 만들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04. 분노와 웃음 오가는 불륜코드

남편의 불륜 사실에 시어머니는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란 말로 분노 게이지를 높인다. 불륜녀 나미(임세미)는 재복으로부터 남편과 사귀냐는 질문에 뻔뻔하게 시인한 뒤 도망치다가 머리채를 한 움큼 뽑히는 수모를 당한다. 또 재복이 친구 혜란(김정난)의 비명을 듣고는 달려갔다가 여자(박준면)에게 봉변을 당해 코피를 터뜨린다. 이를 말리려던 나미 역시 여자의 괴력으로 멀리 나가떨어지며 정신을 잃고는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다. 미스터리와 코믹이 섞인 복합장르 드라마에 맞게 불륜코드 역시 분노 유발과 코믹함으로 널뛰기를 한다.

 

05. 진화와 한계, 고소영

화려하고 세련된 여자의 대명사였던 고소영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인 아줌마 심재복의 고달픈 삶을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로펌 수습사원 업무와 벅찬 집안일에도 고군분투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모습은 당차고 씩씩한 고소영의 이미지와 포개져 이질적이지 않다. 연기는 지난 10년 세월을 자양분 삼아 훨씬 안정적이 됐다. 하지만 리즈 시절과 비슷한 아름다운 외모와 군살 하나 없이 잘 관리된 몸매는 ‘아줌마’ 심재복으로의 몰입을 덜커덩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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