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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의 ‘윤석열 응원글’ 그리고 임은정의 ‘검찰에 속지마세요’

인천지검 부천지청 소속 장진영(40·사법연수원 36기) 검사가 30일 오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다수의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 28일 서초동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 이후 등장한 검찰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장 검사는 반어법과 풍자를 동원해가며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했다. “임명권자로부터 이리 엄청난 신임을 받아 총장까지 됐는데 그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했으면 이리 역적 취급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며 조 장관에 대해 수사를 한다는 이유로 윤 총장을 공격하는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또 윤 총장에게 “지난 정권 때도 정권 눈치 살피지 않고 국정원 댓글 수사하다가 여러 고초를 겪었으면서 또 그 어려운 길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도 했다. 윤 총장이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내통한다는 여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아무리 정치적 이해타산을 하지 않더라도 지지율도 높고 총장을 신임하는 여당과 내통하는 게 더 편하지 않겠냐”며 “세살배기도 힘센 사람 편에 서는 게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아는데 왜 그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냐”고 다그쳤다.

장 검사는 이외 조 장관 자녀 입시부정과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대해 비꼬다가 검찰개혁을 위한 특별한 ‘초능력’을 가졌나 보다며 조 장관을 비웃는다. 말미에 이르러 “후배 검사들은 살아 있는 정권 관련 수사는 절대 엄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신속한 수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더라도 적당한 인원으로 제한하고 압수수색 장소도 적당히 구색 맞추어 몇 군데만 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배웠다”고 썼다.

이를 보도한 매체들은 “이 글이 공개되면서 ‘속 시원하다’는 등 현직 검사들의 공감한다는 반응이 뒤따르고 있다”고 한결같이 보도했다.

어안이 벙벙하다. 임명권자, 정권의 의중을 헤아려 적당히 눈치껏 수사했다면 출세가 보장되고, 힘센 사람 편에 서면 유리하다는 전제를 스스름 없이 드러내는데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와 그의 글에 공감한다는 검사들은 권력투쟁과 줄서기가 난무하는 정당이나 일반 회사에 속한 자들이 아니라 정의와 실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불편부당한 법 집행기관에 몸담고 있는 공무원이다.

자신의 ‘회사’가 국민으로부터 ‘권력의 시녀’ ‘떡검’ 지탄을 받아왔으며 스폰서 검사, 벤츠 검사, 성접대 검사, 성희롱 검사, 적폐 정치인 등을 배출한 흑역사를 써내려 왔고, 그럼에도 단 한번도 혁신하지 못해 결국 촛불 든 시민들로부터 ‘검찰개혁’이란 최후통첩을 받고 있는 상황임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사고체계, 공감능력을 가졌다면 조롱하고 풍자할 게 아니라 성찰과 참회, 국민의 신뢰를 얻을 방법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게 맞다.

많은 시민들은 똑똑히 기억한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함께한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검사 출신이 아닌 여성 법무부장관을 투명인간 취급하는가 하면 고졸인 대통령에게 ‘83학번’이냐고 물으며 조롱하고, 취임 전 청탁전화를 하지 않았느냐며 취조하듯 캐묻던 16년 전 그날의 그 장면을. 결국은 ‘논두렁 시계’란 피의사실공표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잔혹함까지.

비선출 권력임에도 책임지지 않은 채 선민의식에 젖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 드는 정치검사들보다 더 많은 검사들이 묵묵히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거라 믿으려 한다. 저들의 시간이 아닌 이런 사람의 시간이 오리라는 희망 때문에.

임은정(45·사법연수원 30기)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부인보다 검찰비리를 더 독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법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29일 또 다시 글을 올렸다.

임 검사는 “환호를 받든 비난을 받든 권력에 대한 불신을 토대로 제도개혁을 해야 하기에 잠시 검찰이 잘한다 하여 속지 말고, 검찰권을 나누고, 검찰조직을 뜯어고치는 개혁을 해달라는 부탁을 주권자 국민에게 간곡히 하고 싶다”며 “폭주기관차의 끝이 어디일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종착역은 검찰개혁일 거라고 저는 믿는다”고 소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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