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의 뮤지션'으로 불리는 가수 선우정아는 겉으로 보기엔 오로지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진 뮤지션으로 여겨졌다. 개성이 강하기에 그녀는 대중과 타협하는 이미지가 아닐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직접 만난 선우정아는 누구보다 대중성을 고민하고 '균형'과 '조화'를 생각했다.

지난 9월 30일부터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뮤직 마켓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이하 '뮤콘 2019')가 그 시작을 알렸다. '뮤콘'은 오는 10월 3일까지 4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선우정아 역시 '2019 뮤콘' 무대에 올랐다. 이에 앞서 노들섬에서 개최된 콘퍼런스에서 선우정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선우정아는 후배 뮤지션들에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바.

그는 수줍어하며 "음악활동에 있어 재미와 도전 정신을 같이 가져가려고 하는데 그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했다. 대중성과 창조성을 동시에 가져가는 것은 뮤지션으로서 평생 가져가야 할 숙제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것도 그 일환이란다. "노출이 돼야 음악이 대중성이 있는지에 대해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앞서 지난 8월 25일 발매된 2/3 EP 앨범 'Stunning' 타이틀곡 '클래식'은 선우정아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열돼 있어 선우정아의 기존 어떤 곡과 비교했을 때 가장 '강렬함'을 준다.

그는 "뮤지션 선배는 물론, 같은 분야가 아니라도 인생 선배님들한테 받은 감상을 적었다. 저한테 영감을 준 존재들을 바라보면서 그런 뮤지션이 되고 싶어서 쓴 노래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클래식'은 트렌드를 취하지만 그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그걸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진정으로 클래식이라고 생각한다. 리메이크를 하게 되는 경우라도 단발성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해석이 담겨야 하는 것 같다. 저도 겉절이 같은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맛'은 내는 것 같다."

선우정아의 음악에 대한 고민과 생각은 올해 발매된 3집 정규앨범에 담겼다. 'Stunning'이 그 두 번째 앨범이다. 선우정아는 "'클래식'은 3집의 일부다. 3집을 3부작으로 발매 중이다. 봄에 나왔고 11월 말쯤 마지막 덩어리를 앞두고 있다."고 깜짝 앨범 소식을 전했다. 

"트랙 수가 많은데 최대한 많이 노출시키고 싶었다. 15개 정도 트랙을 놓치고 싶지 않아 3부작으로 구성했다. 다양한 스타일로 음악을 하다 보니. 한 접시에 놓는 것보다 나누는 것을 택했다. 저는 어렵게 음악 하려고 하지 않는데 대중은 '어렵다'는 반응을 가끔 준다. 카테고리를 나눈 것은 그에 대한 저만의 해결책이다.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3부작 총 15트랙을 관통하는 단어는 어떤 것일까. "정규앨범은 더 진중하고 신중하게 한다.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게 어렵다. 봄에 발매한 첫 번째 덩어리는 칙칙함이었다. 꼬인 마음. 재킷도 얼굴을 가리고 있다. 내 속에 꼬인 마음 칙칙한 시선들이 그 카테고리였다. 두 번째는 3집에서 준비했던 곡들 중 빛나는 것을 모았다. 사운드적, 이야기가 빛나는 것들 등 '빛'이 키워드였다."

새 앨범에 대해 선우정아는 "변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세 번째는 소회, 소감"이라고 설명했다. "칙칙한 것을 했을 때는 오렌지 컬러와 샛노랑으로 포인트를 줬다. 둘째는 블랙 앤 화이트로 클래식한 느낌. 마지막 앨범은 딥한 진중함이 아니라 따뜻한 진중함이 담길 것 같다. 다크 그린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고급진 네이비 컬러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릴 적 남들이 피아노를 배우길래 따라 배웠으나 그게 '인생'이 된 선우정아. 그는 옛날 음악은 물론. 최신 K팝까지 비타민C를 먹듯 골고루 듣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고 했다.

선우정아에게 '뮤지션 선우정아'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수줍은 아메바"라는 독특한 표현을 사용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스스로에 '뭘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를 가장 많이 질문한다. 솔로이다 보니 혼자 주고받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 질문을 격하게 하는 편이다. 길게 가져가는 편이고 답을 시원하게 내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메바 같다. 변형될 여지를 남기는 것. 물리적인 이미 정해진 것들도 항상 바꾸고 싶은 여지를 둔다. 앨범 만들 때는 더한다. 변화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항상 수줍다. 의외로 소심하고 고민이 많다." 

이번 '뮤콘' 무대에 대해 선우정아는 "장소를 듣기 전에 곡을 이미 정했다. 피아노나 기타 등 악기 하나와 보컬의 조화를 좋아한다. 자유로움을 분출하는 무대를 준비했다. 그 에너지에 꽂혀 있었다. 수줍지만 분출하는 아메바를 보실 수 있다"고 기대감을 안겼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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