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려다가 버스 사고를 당한 금오공대가 2박3일간 마시기 위해 8000병에 가까운 소주와 1.6L짜리 페트병 맥주 1000병 가량을 구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오리엔테이션 중이던 부산외대 학생 10명이 숨진 뒤 대학생 집단연수 매뉴얼을 만들고, 신입생 행사를 가급적 학내에서 대학 주관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불가피하게 학생회·동아리 주관의 교외 행사를 열 경우 학교가 숙박시설·교통수단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학생 안전교육도 시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신입생 정보제공과 학생들의 소통 강화를 위해 마련된 오리엔테이션이 몇몇 대학에서는 여전히 ‘술잔치’를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 MT위해 소주 7800병·맥주 1.6톤 구매

오늘(5일) 교육부에 따르면 금오공대에 직원 3명을 파견해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학교 밖 오리엔테이션 준비 과정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행사 기획 관련 자료에는 총학생회가 음료수와 주류 구매에 1200만원가량을 쓴 것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소주가 약 7800병(20병 들이 약 390상자), 맥주가 약 960개(페트병 6개 들이 약 160상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여한 신입생과 재학생이 1700명(교직원 제외)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학생 1인당 소주 4∼5병씩을 마실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학교 밖 행사에서 안전사고와 성추행, 군기잡기식 폭행 등이 계속 발생하는 것 또한 폭음을 즐기고 선배가 후배에게 술을 강요하는 문화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순천향대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 운영한 푸드트럭. /순천향대

◆ 푸드트럭 운영 건전한 MT도 많아

그러나 술문화 오리엔테이션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더 많다. 예를 들어 순천향대는 올해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에서 교내 유니토피아관 앞에 5개의 푸드트럭을 운영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새내기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학생들이 대기하는 식사시간을 줄이고,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이를 접한 새내기 학생들은 “대학생이라는 기분을 살릴 수 있도록 대학측의 세심한 배려에 감사한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대부분 MT·오리엔테이션 교내로

또 대부분의 대학들은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학내에서 오리엔테이션이나 MT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일부 대학들은 단과대학별 연합 MT를 금지시키기도 하고, 단과대 내부적으로 외부 MT를 취소하기도 했다. 대학 총장들은 연합MT로 진행되다보니 직접 현장을 찾아 새내기 학생들과 인사를 하고 활동지원비나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미니 운동회와 장기자랑,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교내 운동장과 공연시설 등을 이용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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