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랄 만한 발견이다. 매주 토일 방영되는 OCN 드라마 ‘보이스’의 김재욱(35)이 살 떨리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연기로 안방극장을 ‘소오름’으로 물들이고 있다.

 

 

‘보이스’는 각각 무참히 아버지와 아내를 의문의 살인마에게 잃은 성운경찰서 112신고센터 센터장 강권주(이하나)와 골든타임 팀장 무진혁(장혁)이 공조체제를 이뤄 범인을 추적해가는 스릴러 드라마다. ‘따각따각’ 하는 소리와 쇠공과 같은 둔기를 휘두르는 범인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 있었으나 중반 이후 실체를 드러냈다. 바로 성운통운 사장 모태구 역 김재욱이다. 등장만 해도 지능형 연쇄살인마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낸다.

아이비리그 출신 수재인 모태구는 모델 뺨치는 외모와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를 지녔다. 한 올도 흐트러지지 않은 헤어스타일에 수트핏을 자랑한다. 혼자 사는 고급 아파트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은 채 반신욕을 즐긴다. 겉으로 보면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차도남이다.

 

 

어마어마한 재력과 아버지(성운그룹 회장)를 뒷배 삼아 치밀한 두뇌플레이를 벌이고, 범죄조직 보스나 경찰청장까지 쥐락펴락한다. 노인, 여자, 홈리스, 아버지의 오른팔 등 상대불문 표적으로 삼으면 쇠공으로 무수히 내리쳐 죽이는 살인방식과 신체 일부(머리카락 등)를 보관하는 엽기성을 드러낸다. 특히 10회에서 경찰에 제보전화를 건 룸살롱 마담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잔혹하게 죽이는 과정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김재욱은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조각 같은 외모에 안정적인 보이스, 섹시한 분위기로 연기해 더욱 무서움과 충격을 증폭시킨다. 말간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다가 돌연 공감능력 제로의 냉기를 뿜어내는가 하면 범죄현장에서 킥킥거리고, 강권주의 집에 몰래 들어가 벽면을 장식한 수사기록을 보고 흥분해 날뛰는 등 완급을 유연하게 조절한다.

 

 

영화와 달리 표현에 제약이 따르는 드라마임에도 사이코패스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연기를 해내고 있는 김재욱은 183cm의 우월한 신체조건 덕에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연기자로 전환해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로 로맨틱한 남성상을 그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영화 ‘덕혜옹주’에서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손예진)와 정략결혼한 일본인 남편 다케유키 역을 맡아 탁월한 일본어 구사뿐만 아니라 사랑을 잃은 남자의 애상을 보여줘 눈길을 붙들었고 올해 다양성영화 ‘다른 길이 있다’에서 삶의 의욕을 상실한 경찰 수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동안 꽃미모의 틀에 갇혀 있었으나 스포트라이트 밖에서 성장을 멈추지 않아온 배우 김재욱의 저력이 ‘보이스’를 통해 봄꽃처럼 만개하고 있다.

사진= OCN '보이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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