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일본을 떠나 프랑스로 향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시아 대표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대됐다. 항상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보는 이들에게 짙은 감성을 선사한 그가 첫 외국어 작품에서도 그만의 매력을 유지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그녀와 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 사이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작품이다. 까뜨린느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모녀 관계로 등장하고 뤼미르의 남편 행크 역을 맡은 에단 호크까지 가세해 최고의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토리 안엔 가족의 비극이 존재하고 등장인물들이 이를 해결하며 서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파비안느와 뤼미르의 감정 교류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파비안느는 과거 동료 배우 사라에게 질투를 느꼈고 이로 인해 뤼미르와 감정 다툼을 벌였다. 그는 현재 자신이 출연하는 젊은 배우에게도 불편한 느낌을 받는다. 영화는 파비안느가 거짓으로 기록한 회고록을 뒤로하고 자신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 진실을 찾을 수 있었던 건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뤼미르의 역할이 중요했다.
기억의 오류를 범하는 파비안느, 그런 엄마가 답답한 뤼미르. 파비안느는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에서 우주로 떠나 젊음을 유지하는 엄마를 만나고 어느새 73세가 된 에이미라는 역을 맡는다. 에이미는 엄마를 보고 싶어하고 자신이 어느새 늙었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다. 마치 이 모습은 파비안느와 닮아있다. 언제나 젊음을 유지하고 싶고 최고의 자리에 있고 싶지만 세월은 막을 수 없다. 파비안느는 명성을 위해 거짓으로 자신을 꾸민다.
영화는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에서 본인의 진짜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말한다. 엄마 파비안느 때문에 슬픈 기억을 안고 있다는 뤼미르도 마찬가지다. 반면 행크는 이 영화에서 이방인이다.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는 할리우드 B급 배우이자 뤼미르의 남편. 행크는 남들이 볼 때는 이 가족에 섞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프랑스어를 못한다는 걸 인정하고 자신이 B급 배우라는 걸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파비안느 가족에 필요한 건 행크 같은 마인드일 수 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절정으로 치닫는 한방은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캐릭터들의 감정변화를 세밀하게 다뤄 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캐릭터들의 대사 하나하나, 장면마다 유머가 담겨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들기도 하다. 여기에 분위기에 맞춰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더해져 영화는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러닝타임 1시간 46분, 12세 관람가, 올 겨울 개봉 예정.
#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부산에서 보고 싶다면?
10월 5일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하늘연 극장(GV)
10월 9일 오전 10시 30분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사진=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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