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후보에 올랐던 2006년 개봉작 ‘미스 리틀 선샤인’은 어린 딸의 미인대회 참석을 위해 온가족이 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니나 내나’는 오래전 집을 떠난 엄마에게서 편지가 도착하고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나며 벌어지는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그린다. 두 영화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니나 내나’가 한국 버전의 ‘미스 리틀 선샤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니나 내나’는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렸다. 첫째 미정(장혜진)은 남편과 따로 살지만 딸(김진영)에게 캐나다로 떠났다고 거짓말한다. 그리고 둘째 경환(태인호), 막내 재윤(이가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다. 경환과 재윤도 자기들만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특히 재윤이 형, 누나에게 자신의 비밀을 들키는 장면은 이 남매가 얼마나 대화 없이 지냈는지 알게 해준다.

겉만 보면 문제가 없어보이는 남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쁜 일상 속에 치이고 가족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예전만큼 끈끈하게 가족애를 이어가는 건 쉽지 않다. 주인공들의 여정을 통해 그동안 쌓아왔던 불만, 미안함을 하나씩 풀어내면서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다.

특히 남매가 놀이기구를 타는 장면, 사진을 같이 찍는 장면 등은 엄마를 찾아가는 험한 여정 속에서도 이들의 앞날이 밝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동은 감독은 ‘환절기’ ‘당신의 부탁’을 통해 다소 조금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니나 내나’는 그 어두움을 뚫고 나오는 밝은 빛이 이전 작품들보다 강하다.

신내림을 받았다는 미정 역의 장혜진은 입에 찰싹 달라붙는 사투리 연기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태인호는 아내 상희 역을 맡은 이상희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여기에 현중 역의 이효제의 스토리 또한 깊은 울림을 준다. ‘니나 내나’는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공감대로 형성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어떨 때는 장애물 같은 가족, 어떨 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핏줄. ‘니나 내나’가 주는 가족애는 점점 추워지는 가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기에 충분하다. 러닝타임 1시간 41분, 12세 관람가, 10월 말 개봉 예정.

# ‘니나 내나’를 부산에서 보고 싶다면?

10월 6일 오후 1시 30분 CGV센텀시티 7관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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