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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인터뷰]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엔 경계가 없다"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많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일본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 오스카 후보 감독 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을 넘어 전세계에 우뚝 선 영화 연출가가 됐다. 세계적인 거장이 이번엔 자신의 첫 외국어 영화에 도전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밝고 유머러스하다. 그에게서 영화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공식 초청작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그녀와 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 사이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작품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이번 신작을 만들었다. 그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로 영화엔 경계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제가 프랑스에서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일본에서 작품 활동을 할 때와 다를 것 없었습니다. 작품마다 늘 새로 경험하는 기분이 들죠. 그리고 같은 환경, 같은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도 같은 작품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낯선 곳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게 생각했죠. 사실 10여년 전에도 배두나와 작업한 적이 있어요. 공통언어는 없었지만, 촬영을 거듭하면서 다음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언어를 넘어서 공유할 수 있게 됐죠. 언어를 뛰어넘는 게 영화를 만드는 재미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죠.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가족이 등장하긴 하지만 ‘여배우’의 삶을 그리고 있죠. 여배우에게 딸이 있고, 연기자의 길을 걷지 않지만 여배우 때문에 좌절한 딸, 그리고 딸의 남편도 배우인데 여배우한테 경멸당하는 상황. 이런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가족이, 여배우가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제 영화를 보면 어둡고 무겁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밝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등 일본을 주 배경으로 일본 배우들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던 그가 프랑스로 향했다.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하나하나 제 역할을 하면서 ‘가족’과 ‘사랑’ 그리고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깊게 다룬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 세계적인 배우들이 참여했습니다.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가 있죠. 특히 까뜨린느 드뇌브는 같이 작업하면서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걸 느꼈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죠. 그녀의 표정만 봐도 지금 촬영하는 장면이 OK 컷인지 아닌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배우, 스태프 모두가 영화 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때문에 한마음 한뜻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죠.”

“‘연기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이 영화를 출발했습니다. 까뜨린느 드뇌브를 통해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 수 있었습니다. 까뜨린느 드뇌브는 영화사 속에서 빛나는 존재입니다. 그 배우의 매력을 이 작품에서 다양하게 표현하는 게 숙제였죠. 줄리엣 비노쉬는 10여년 전부터 교류해온 사이였습니다. 저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고 그 제안에 보답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죠.

최근 경제 보복,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으로 한일 정세가 악화됐다. 이로 인해 한일 영화계도 어수선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와 정치적인 문제를 결부시키지 않았다. 그는 영화가 국경과 정치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매개체라고 믿는다. 그가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것도 일본,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영화인, 관객의 사랑을 받고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제가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최근 명예로운 상을 받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슬슬 경력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시선이 쏟아질까봐 불안하기도 합니다.(웃음) 까뜨린느 드뇌브와 비교하면 저는 아직 걸음마 단계죠. 지금 걸어왔던 25년보다 더욱 더 긴 길을 앞으로 걸어나가고 싶습니다. 차세대 아시아 필름메이커들에게 이 상을 건넬 수 있도록 앞으로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5년 전쯤 부산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으로 개최가 어려웠을 때 저를 비롯한 세계 영화인들이 영화제에 지지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치적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닥쳤을 때 영화들인들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죠. 영화에는 국적이 상관없습니다.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이번 영화제에도 그런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왔다고 믿습니다.“

사진=김수(라운드테이블)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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