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싱글리스트와의 인연은 제가 출연한 영화 ‘걱정말아요’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였습니다. 그 중에 ‘싱글`s 10 PICK’이라는 스스로 선정한 열 가지 키워드에 대해서 직접 코멘트하는 형식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글에 대한 애정을 어필함과 함께 인터뷰를 최소한의 교정으로 올려주셨으면 하고 편집장님께 요청 드렸습니다.

그 후 인터뷰가 나쁘지 않았는지 당돌해 보였는지 어땠는지... 에세이를 연재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해주신 덕에 이렇게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꾸준히 글을 써오지는 않았고, 미숙한 제가 지면을 갖게 된 데에 다소 부담도 됩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얘기는 아주 많아요. 중요한 말들, 꼭 필요한 말들을 적어나가진 않을 작정입니다. 연재 내용은 제 넋두리나 일기, 평소 혼자하고 말던 생각들이나 망상들입니다. 사정이 그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소 뻔뻔해 보이지만, 이런 저도 연재 시작을 앞두고 악몽을 좀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속도가 너무 빨랐습니다. 아주 무서웠죠. 그렇게 지나는 사람들 사이를 위험하게 가로지르고 골목들과 풀숲들을 지나니 운동장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제 좀 숨을 돌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눈 깜짝할 새에 운동장을 빠져나오고 꿈이 끝났습니다.

연재를 준비하는 동안의 기분이 딱 그랬습니다. 여러 개월간 연재를 준비할 시간이 있었는데, 너무나 정신없고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고는 2월 한 달간 이제 정말 준비를 해보자 마음먹고 있었는데 2월도 순식간에 지나가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준비 안된 채 어떻게든 한 번 시작해 보려합니다.

 

뭔가를 시작하는 일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3월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지지 않는 달일 겁니다. 사실, 저는 시작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지난 7년간 백 번이 넘는 시작을 했습니다. 백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거든요. 작품을 준비하는 시간은 매번 짧고 촉박하게 느껴지고 여유 있게 만족할 만큼 준비를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늘 서늘하면서도 달뜬 공기가 느껴지는 그 시작의 감각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네. 저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배우이고, 몇몇의 연기를 하고 싶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다섯 마리 키우고 있고,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이름은 권기하이고 나이는 스물일곱 살입니다. 3월부터 글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연재 타이틀은 ‘아무 것도 아닌 말들’입니다....앞으로 부디 즐겁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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