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아온 증권사 직원이 정 교수가 사기 피해자이며 조 장관이 자택 PC 교체와 관련해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사실 왜곡임을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YTN 방송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8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정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아온 김경록(37)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인터뷰 녹취를 공개했다.

김 차장은 그간 검찰과 언론에서 자신이 정 교수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한 것처럼 비친 사정들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김 차장은 정 교수와 함께 경북 영주 동양대에 내려가 사무실 컴퓨터를 반출해 자신의 차량에 보관하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검찰이 유리한 것은 찾고 불리한 것을 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늪에 빠진 것 같다"고 했다. 정 교수는 수사에 대비하려는 차원이었을 뿐 증거인멸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가) 없애라고 했으면 제가 이미 다 없앴을 것이다. 시간도 많았다"고 부연했다.

김 차장이 지난 8월 28일 조 장관의 자택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준 뒤 조 장관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사진=채널A 뉴스 영상캡처

그는 "제가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날 (조 장관이) 퇴근하면서 제게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났다"며 "2014년부터 (조 장관을) 3~4번 만났는데 만날 때마다 항상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별다른 의미 없는 인사말이 검찰조사와 언론 보도를 통해 마치 조 장관이 증거인멸에 관여한 듯한 뉘앙스로 의미가 변질했다는 반박이다.

김 차장은 검찰과 언론의 '밀접한 관계'를 언급하며 검찰에서 특정한 키워드를 말하면 곧바로 기자들에게 이를 확인하는 전화가 쏟아지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조 장관이) '고맙다'고 말한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그 다음날 기자들에게서 휴대전화가 터질 정도로 전화가 왔다"며 "패턴이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과 언론사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정황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자신이 KBS 법조팀과 한 인터뷰와 관련해 "인터뷰를 했는데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며 "이후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검사 컴퓨터 화면 대화창에 '인터뷰를 했다던데 털어봐'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왔다던데 털어봐'라는 내용을 봤다"고 주장했다.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 장관의 5촌동생 조범동씨를 사기꾼으로 생각하면 그림이 단순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이며 검찰은 정 교수와 조씨와의 공모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유시민의 알릴레오' 영상캡처

그는 "사모펀드 문제가 터졌을 때 바로 조씨가 도망을 갔는데 이건 100% 돈 맡긴 사람의 돈을 날려 먹었을 때"라며 정 교수가 피해자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 교수가 펀드 투자처인 더블유에프엠(WFM)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받은 1400만원에 대해서도 "그 부분도 정확하게 안다. 조씨가 진짜 영어사업을 봐달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아마 정 교수가 다녀가면 직원들에게 '저 사람 봤지? 저 사람이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이고, 우리 회사를 봐주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말했을 것이다. 그래서 직원들이 정 교수가 회사에서 지시를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 나선 경위와 관련해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저를 국정농단 사건의 고영태(최순실 측근)처럼 바라보는 것에 화가 났다"며 "이번 사건을 권력형 비리로 보는 것도 그렇고, 저를 내부고발자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튜브 방송이 끝난 뒤 해당 내용을 즉각 반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의 자기방어를 위한 일방적인 주장이 특정한 시각에서 편집된 후 방송되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릴레오' 인터뷰에서 증거인멸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 등 대체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아는데, (방송된 부분은) 인터뷰 내용에서 취사선택이 이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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