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네덜란드에도 패해 2연패에 빠졌다. 사실상 대회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전날(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A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패했다. 9이닝 동안 6안타를 치는 데 그치고 세 차례나 병살타를 치는 등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개막경기에서도 한국은 이스라엘에 10회 연장 승부 끝에 1-2로 패했다.

 

김인식 WBC 야구대표팀 감독

◆ 지고 있는데 더그아웃에서 웃는 선수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외하고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빠졌다고는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너무 무기력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을 화나게 했던 것은 한국팀 특유의 패기와 열정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네덜란드와 경기 뒤 SNS에는 야구대표팀의 열정을 비난하는 글들로 도배됐다. 한 누리꾼은 “하려는 의욕, 실력 모두 꽝이었다”고 비난했고, “역대 최악의 대표팀으로 기억될 것” “타자들 너무 못 친 것 같다” “고액 연봉을 받다보니 정말 몸을 아끼더라” “뚜렷한 목표 의식이 없었다” “군면제 같은 특혜도 없었으니 열심히 하겠나” “경기에서 지고 있는데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실실 쪼개더라. 어이가 없었다”라며 선수들의 열의를 비판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시즌 초라 빠른 공이 눈에 덜 익었다” “타격감이 아직 안 올라왔다” “이게 한국 야구의 민낯이다.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등의 전문가적인 견해도 피력했다.

 

WBC 야구대표팀 코칭스태프

◆ 선수들 하려는 의지 안보여…타자들 병살타 연발

한국 대표팀은 네덜란드전에 이용규(한화·중견수)와 서건창(넥센·2루수)이 테이블 세터를 이루고, 김태균(한화·지명타자)-이대호(롯데·1루수)-손아섭(롯데·우익수)으로 중심 타선을 채웠다. 6번부터는 민병헌(두산·좌익수), 박석민(NC·3루수), 김하성(넥센·유격수), 김태군(NC·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마운드에는 사이드암 우규민(삼성)이 선발로 나섰다.

우규민은 1회말부터 프로파르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무너졌다. 2회말에도 추가점을 내줬다. 우규민은 3⅔이닝 6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고 4회 2사 1루에서 원종현(NC)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타선에서는 2회부터 4회까지는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타선의 집중력 부족으로 기회를 날렸다. 찬스마다 병살타가 이어졌다. 6회말에는 원종현이 란돌프 오뒤버르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우규민

◆ 목요일 대만전 이겨도 2R 진출 힘들어

한국은 하루 쉬고 9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치를 대만과 3차전에서 이겨도 자력으로는 각 조 1, 2위가 나서는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A조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날 대만을 15-7로 꺾고 2연승으로 선두에 올라 있고, 네덜란드가 1승으로 뒤를 잇는다. 한국이 2라운드에 진출하려면 이스라엘이 남은 네덜란드와 경기에서도 승리해 3승을 거두고 네덜란드가 대만에도 져 한국, 네덜란드, 대만이 1승 2패로 동률을 이뤄 세 팀 간 순위를 따져 보는 수밖에 없다. 만약 네덜란드가 8일 대만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대만과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대회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다.

 

사진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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