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은영, 동은이 부산에서 앵벌이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장기 미제 실종사건인 2006년 발생한 ‘양산 여학생 실종사건’을 파헤쳤다. 14세 은영이와 12세 동은이는 단서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당시 은영이의 친구들의 제보에 따르면 은영이는 평소 가출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제보 중 하나는 고성 공룡엑스포에서 아이들을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제보자는 당시 현장 경비원이었다. 제작진은 경비업체와 연락이 닿았다. 사장은 “2~3명 남자분이 당시 엑스포에 갔다. 제가 수소문해보겠다”고 전했다.

당시 경비업체 과장은 그날을 떠올렸다. 두 아이가 영업시간이 끝났음에도 정문 앞을 서성였고 “읍내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했다”며 “‘너희 가출한 건 아니지?’라고 하니까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비가 없는 아이들에게 현금 3만원까지 건넸다. 아이들의 인상착의를 본 과장은 “저희가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한 애가 나이 있어보였다. 친구는 아닌 것 같았다”고 했다.

그날 과장이 만난 사람은 동은이와 은영이였을까. 하지만 과장이 사거리에 내려준 뒤 두 아이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미제사건수사팀은 “차량의 머리카락 DNA를 조사했지만 아이들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은 어머니는 “공룡에 대해 말도 없었다. 관심도 없었다”고 했고 은영 아버지도 “고성까지 어떻게 가겠냐”며 의아해 했다. 은영 아버지는 “가출이라면 돈을 챙겨가야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가출하는 그런 애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돈도 지갑도 다 놔두고 없어진 아이들. 집 밖을 서성이다가 사고를 당한 건 아닐까. 부모들이 밤낮으로 아이들을 찾아떠났지만 행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마을 주민들도 “애들이 실제로 놀 데가 없다”며 “부산대 쪽으로 다 나가서 논다”고 말했다. 양산에서 부산대까지는 차로 30분 거리였다.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부산 갔을 경우는 없을까? 양산에서 부산가는 버스는 그 당시에도 있었다. 그런데 당시 아이들이 부산 버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는 목격자가 있었다.

제작진에게 한 제보자가 은영이와 동은이로 보이는 아이들이 부산에서 하얀색 모금함을 들고 있었다는 걸 봤다는 메일을 보냈다. 제보자가 아이들을 본 건 사상역 근처였다. 제보자는 “불우이웃 돕는다고 모금하고 있었다. 한 아이는 머리가 짧고 앞니가 돌출돼 있었다. 남자애 같기도 하고 여자애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교 단체에서 나왔다고 하더라”며 아이들이 말을 안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옆에 사람이 실종된 아이들 아니냐고 했다”며 “그 여자애가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망설이더라”고 했다. 그때 30대 남자가 등장해 “‘안 도와줄 거면 상관하지마’라고 험악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아이의 마지막 모습이 생생하다는 제보자. 그는 “망설였지만 무언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앵벌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많았다. 초등학교 5~6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학교도 안 가고 모금하는 게 이상했다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실종된 아이들을 데리고 앵벌이를 시켰던 30대 남자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당시 확인된 피해아동은 2년째 실종됐던 한 남자 아이. 피해자는 남자 아이 한명만 있는 게 아니었다. 남자의 집에 여자아이도 여러 명 있었다. 대체 이 아이들은 어디서 온 누구였을까. 실종 전단지 속 내용을 수소문한 끝에 제작진은 2007년 앵벌이 피해 아동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아빠한테 가는 게 제일 무서웠다”며 “제 또래 애들이 여러번 온 걸로 기억하는데 잘 모르겠다”며 자는 도중 사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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