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여신' 헤이즈가 이번에도 자신의 '일기장' 속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만추'라는 앨범 제목처럼 늦가을에 어울리는 어쩌면 조금은 쓸쓸하면서도 짙은 감성을 담아냈다. 

지난 13일 발매된 헤이즈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는 '떨어지는 낙엽도'와 '만추'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특히 '떨어지는 낙엽도'는 공개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만추' 역시 상위권에 진입했다. 헤이즈는 가을'이라는 키워드로 특유의 감성을 담아 리스너들에 또 한번 공감을 자아냈다.

헤이즈는 앨범 발매에 앞서 싱글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만추'는 곧 늦가을이라는 말이다. 그에게 수익적 효자곡인 '비도 오고 그래서' 처럼 '비'에 이어 '가을 연금송'을 노렸냐는 물음에 그는 "노린 것은 아니"란다. 

그는 "나는 자연을 보고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다. 먹구름, 비, 별, 한강, 나무, 낙엽 등에서 영감을 받아서 온전히 나만의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낸다. 의도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를 풀어낼 때 가을부터 겨울까지 1번부터 6번까지 만들고 트랙도 배열을 했다. 이 시기에 듣기 좋은 앨범이 될 것 같았다. 가사적인 부분 등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특별히 더블 타이틀곡을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 헤이즈는 '만추'를 쓰고 나서 생각이 바뀐 것이란다. "대중은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를 더 좋아할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만추'를 만들고 난 후에는 이 노래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 '만추'로 바뀌어버렸다. 마지막에 고민을 하게 됐다. 회사에서도 내 의견을 배려해줬고, 투 타이틀을 하게 됐다."

'만추' 역시 헤이즈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 사랑했던 연인이, 자신의 연인의 또 다른 사랑을 눈치채고 조용히 이별을 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평소 일기나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헤이즈는 아프게 끝난 사랑을 노래로 만들었다.

"오랜 연인의 다른 새로운 사랑을 눈치채고 난 후,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인 것을 알아서 '얘가 얼마나 힘들까'라며 마음고생한 것, 그리고 그 상황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 그는 누구보다 날 아껴준 사람이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 내가 차갑게 돌아서 주는 것.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먼저 이별을 얘기한다.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추워지기 전이라 다행이다. 차갑게 바람이 불고 아프도록 시린 겨울이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래서 '만추'다."

아픈 이야기인만큼 쓸때도 녹음 때도 눈물은 계속됐다. 헤이즈는 "아마 당사자는 노래를 들으면 알 것 같다. 쓸 때도, 녹음할 때도 너무 슬퍼서 녹음을 중단했었고 들을 때도 너무 슬펐다. 벌스 파트는 눈물을 흘리면서 불렀고, 사비는 울면서 불렀다. 사비는 아예 첫번째 가이드를 사용했다. 가이드 할 때 울면서 불렀는데 본녹에서 살아나지 않아 가이드 보컬을 코러스까지 그대로 가져다 썼다. 노래 쓰고 난 후 초반에 라이브하기 힘든 노래가 있는데 이 곡도 울컥울컥할 것 같다."고 했다.

노래로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나는 내 경험을 쓴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이 노래 주인공인 상대방에 미안하다는 마음도 있지만, 이기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그게 내가 음악을 만드는 방식이다. '만추'도 내 경험이니까 영감이 됐고, 자연스럽게 노래로 만들게 됐다."

'만추'의 피처링은 크러쉬가 함께했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지만 착한 이미지의 크러쉬 목소리가 필요했단다. "크러쉬라면 뭔가 이 상황을 완성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회사끼리 피드백이 굉장히 빨랐고, 곡도 이틀 만에 써주셨는데 1차 대로 픽스가 됐다. 가장 마지막에 쓴 곡이니까 나로서는 여유가 있어도 크러쉬는 빠듯했을 수도 있는데 굉장히 빠르게 진행됐다. 이번에 피처링 해준 콜드씨도 그렇고 두 분 다 믹스 모니터 등도 피드백이 빨랐다."

다른 타이틀곡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가을에 대한 인식을 희망적으로 바꿨다. 헤이즈는 "가을이라고 하면 쓸쓸하고 외로운 인식이 있는데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를 들으면서는 힘든 일을 겪고 있지만 모두 잘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했다"고 바랐다.

자신의 경험을 노래로 만들어 '공감'을 자아내는 음원 강자 헤이즈. 그 역시 자신의 인기비결을 '공감'으로 꼽는다. "시대적인 것도 영향을 미치고 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2016, 2017년부터 싱어송라이터 바람이 불었다. 시기를 잘 타고난 것 같다. 그 속에서 가사를 솔직하게 꾸밈없이, 내가 겪는 일들은 다른 누군가도 겪을 수 있다. 공감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렇기에 헤이즈는 두렵기도 하다. "내 이야기로 노래를 쓰는데 요즘에는 일밖에 안 하고 삶의 변화가 없다. 이러다가 나는 영감이 없어지면 어떡하나 싶다. 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본 적이 없다. 연애도 하고 싶지만 아직 제가 준비가 안된 것 같다. 무조건 일이 중심이다 보니 '만추'라는 곡도 나온 것 같고, 그런 일들이 있었기에 꾸준히 활동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후회하지는 않지만 데이트도 하고 싶고 좋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나타났으면 한다. 제 성향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헤이즈는 "많은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단독 콘서트도 기회가 되면 했으면 좋겠다. 이번 앨범 역시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다. 이별하신 분들은 '만추' 들으시면서 위로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스튜디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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