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생방송 도중 불거진 성희롱 발언에 대해 KBS 기자협회와 여기자협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사진=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뷰' 영상캡처

전날 유시민 이사장은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뷰(알라뷰)에서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 인터뷰 공방과 관련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을 다뤘다. 이날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과 개그맨 황현희가 패널로 출연했다.

‘KBS 인터뷰 녹취록’에서 법조팀의 질문들에 대해 분석하면서 유시민 이사장이 “(검찰과) 매우 긴밀한 정보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용진 기자는 “긴밀한 관계는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장 기자는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여자 기자는 TV조선 시절에 국정농단 사태에 TV조선의 색깔과 맞지 않게 아주 치밀하게 파고들었던 기자”라며 활약상을 전했다.

이어 장 기자는 “일반 검사들이,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슬슬슬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특종을 많이 했다는 거죠”라고 해석했고, 황현희는 “좋아한다는 것은 관계로서 좋아한다는 거죠? 기자와 검사와의 관계로서”라고 물었다. 이에 장 기자는 “검사는 다른 마음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고...”라며 논란이 되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아니 뭐, 그런 얘기를”이라며 제지시켰다.

방송 말미에 유 이사장과 장기자, 황현희는 사과했고 ‘알라뷰’는 해당 부분을 편집해 사과문과 함께 유튜브에 올렸다.

이어 유 이사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성평등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의 의식과 태도에 결함과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깊게 반성한다”며 “다시 한번 해당 기자분과 KBS기자협회,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KBS 기자협회는 16일 “‘알릴레오’의 경악스런 성희롱···유시민은 책임 있는 자세 보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며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KBS 여기자회도 “명백한 성희롱과 저열한 성인식을 개탄한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수십만 시청자와 단단한 지지층을 두고, 당신들의 발언을 통해 누군가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당신들이 지는 책임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여기자회는 “‘죄송합니다’ 사과 한마디와 영상편집이면 되는 것이냐”며 “대중 앞에서 한 사람을 모독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출연자와 그를 방송에 불러들인 뒤 함께 웃고 방치한 방관자 모두에게 준엄하게 항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 그 이상의 책임을 지라”며 “땅에 떨어뜨린 당사자와 모든 여성, 모든 기자의 명예를 회복할 방법을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이 사태를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경록 인터뷰’에 대한 KBS에 대한 사과 요구와 KBS기자협회에 대한 비판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청원자는 “보도국 민주주의 뜻은 아나?”란 제목의 글에서 “짜장면이 한식이라고 발표하던 그 웃기는 검찰들이랑 샴 쌍둥이처럼, ‘알릴레오’가 말하는 본질은 안 보이고 여기자 성희롱만 보이더냐?”라며 “참 천박하고 수준 낮은 것들이 너무 많은 공공의 기재들을 독점하고 있었다니 다시 한번 아연해진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죽어도 잘못을 시인할 용의가 없다면 끝까지 싸워 피아를 가릴밖에”라며 “이것이 공공재의 주인인 국민의 의무이며 권리 아니겠나”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유시민 이사장이 한 말이거나 유도한 상황이 아니었고, ‘함께 웃고 방관한 것’도 사실과 다르고, 해당 기자가 발언하자 이를 제지했고, 곧장 정중하게 사과를 했음에도 ‘유시민’을 콕 집어 비난세례를 퍼붓는 것은 ‘김경록 인터뷰’ 사태 관련 보복성 대응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검찰을 보는 것 같다”며 “정작 문제의 발언을 한 중견기자에 대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약하기 그지없다. 동종업체 종사자 감싸기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KBS 기자들이 쏟아놓은 ‘상식과 양심’ ‘누군가에게 파괴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당신’ ‘사과 그 이상의 책임을 지라’는 말을 스스로에게도 적용해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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