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윌 비 백”이란 명대사처럼 ‘터미네이터’ 오리지널 시리즈가 한층 업그레이된 액션과 스토리로 28년 만에 돌아왔다. 2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10월 30일 개봉하는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나탈리아 레이즈, 맥켄지 데이비스, 아놀드 슈왈제네거, 린다 해밀턴, 가브리엘 루나, 팀 밀러 감독

이날 팀 밀러 감독과 주연 배우 ‘T-800’ 아놀드 슈왈제네거, ‘사라 코너’ 린다 해밀턴, 슈퍼 솔져 ‘그레이스’ 맥켄지 데이비스, 인류의 미래 ‘대니’ 나탈리아 레이즈, 최첨단 터미네이터 ‘Rev-9’ 가브리엘 루나가 참석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 기자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탄생시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28년 만에 제작을 맡고 ‘데드풀’ 팀 밀러 감독이 연출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심판의 날 그 후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와 최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최강의 적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이 벌이는 새로운 운명의 격돌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역사상 최고 SF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터미네이터 2’의 다음 이야기를 그리며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린다 해밀턴이 돌아와 기대를 높이는 이번 작품은 더욱 강력해진 액션 스케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새출발을 알린다.

팀 밀러 감독과 배우들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이 영화를 개봉하게 돼 기쁘다”며 “모든 배우가 한국에 모여 영화를 소개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특히 맥켄지 데이비스와 나탈리아 레이즈는 한국의 찜질방에 감탄했다.

그들은 “한국 음식, 패션 그리고 찜질방 문화에 놀랐다”며 나탈리아는 “이곳에 맥켄지와 이사 오고 싶을 정도다. 찜질방에서 때를 밀었는데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물론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데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돼 영광이다”고 말했다.

영화는 28년 만에 오리지널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돌아온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낳았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역시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저한테 터미네이터 역할을 주셨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이 시리즈가 제 커리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제임스 카메론, 린다 해밀턴과 다시 한번 작업할 수 있게 돼 행복했다. 팀 밀러 감독은 모두가 알고 있는 액션 전문 연출가다. 그가 만드는 액션 비주얼은 끝내준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사라 코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주를 이룬다는 특징을 보인다. 그레이스, 대니는 영화의 핵심 인물로 남성 캐릭터 앞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팀 밀러 감독은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다. 2편에서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를 구하기 위해 사라 코너가 모성애를 폭발했듯 이번 영화에서는 그레이스, 대니가 이 둘의 역할을 대신한다. 남성 주인공을 등장시킬 수 있었지만 여성 주인공이 더욱 흥미롭다고 생각했다”며 “남자와 여자의 액션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는 차별이 아니라 성별에 따른 감성적인 부분이다. 맥켄지와 린다, 나탈리아 모두 관객들에게 새로운 액션을 선보일 것이다”고 자부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린다 해밀턴의 만남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28년 만에 다시 만난 이들의 호흡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케미를 터뜨린다. 아놀드는 “린다가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린다가 느낄 부담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니 마냥 기쁠 순 없었다. 이미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최고의 여성 캐릭터를 만든 린다가 다시 한번 사라 코너를 연기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알기로 린다가 출연 결정을 한 순간 헬스장으로 뛰어가 트레이닝을 매일 받았다. 그녀는 63세다. 이제 관객들은 63세 배우가 얼마나 강인한 여성을 그려내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 밀러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멕시코를 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녹아낸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 멕시코 출신 이민자 배우들을 출연시켰다. 그 주인공이 나탈리아 레이즈, 가브리엘 루나 그리고 대니의 동생으로 출연한 디에고 보네타다.

“나탈리아 레이즈는 우리가 오디션을 보면서 장면만 읽어줬는데도 눈물을 쏟아내더라.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만약 오디션 심사를 같이 본 린다 해밀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저는 나탈리아를 캐스팅해야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을 것이다.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며 팀 밀러 감독은 나탈리아 레이즈에 큰 기대르 걸었다.

나탈리아 레이즈와 가브리엘 루나는 자신들이 캐스팅 된 걸 믿을 수 없어 하면서 전설적인 두 배우, 린다 해밀턴,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가브리엘 루나는 “제가 오디션을 보면서 유일한 적, 터미네이터라는 사실을 알고 굉장히 흥분했다. 아놀드가 연기한 T-800과 비교했을 때 스피드, 힘이 업그레이드된 Rev-9를 신선한 시각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그레이스다. 맥켄지 데이비스가 연기한 이 캐릭터는 몸을 던져 대니를 구하기 위한 슈퍼 솔져로 등장한다. ‘툴리’ ‘블레이드 러너 2049’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맥켄지는 이번 영화를 통해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또 하나 창조하고 싶어했다. 그는 “과거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다. 그만큼 세대를 뛰어넘는 영화였다”며 “사라 코너는 인간적이며 경험도 많은, 현대와 어울리는 여성이다. 그의 행동, 체형 등을 분석하며 어떻게 하면 그레이스도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낼 수 있을지 연구했다”고 밝혔다.

28년 만에 돌아온 ‘터미네이터’ 오리지널 시리즈가 올드 팬들과 새로운 팬 모두 잡을 수 있을까? 팀 밀러 감독은 “아놀드가 시그니처인 재킷을 입고 현장을 찾았는데 그걸 보자마자 ‘성공하겠구나’ 생각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윌 비 백” 명대사처럼 다시 돌아온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김수(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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