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박나래는 최근 뜻하지 않은 건강 이상으로 잠깐의 휴지기를 가지기도 했다. 찾는 곳이 많아졌고, 덩달아 스케줄이 바빠졌기 때문. 박나래는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던 것 같다”라면서도 “금방 괜찮아졌다”라고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무명 시절이 굉장히 길었기 때문에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기회가 너무 감사했다. 10년을 놀았기 때문에 10년치 체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간과했더다. 원래 10월부터는 방송을 좀 정리하고, 기존에 하던 프로그램을 열심히하자 계획하기는 했었다. 근데 10월부터 여유가 생긴다고 생각하니 몸이 무섭게도 딱 1일날 쓰러지게 되더라. 금방 건강해져서 술 한잔을 마시게 됐다. 사람 몸이 간사하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스탠드업 코미디쇼, 그리고 오는 11월에는 KBS에서도 기회의 문이 열려 스탠드업 코미디쇼의 진행자로 나서게 된 박나래. 국내 여성 희극인 중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었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제가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굉장히 많은 걸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걸 이뤄내기도 했다. 제가 몇년 전부터 방송에서는 물론 지인들에게 주구장창 말한 게 격정 멜로 주인공이다. 많은 감독님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최고 수위 노출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전라의 노출신을 찍을 수 있다고 했는데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왜 연락이 안 오는지는 모르겠다. (웃음). 농담식으로 이야기했지만 제가 기회가 된다면 연기도 한번 해보고 싶긴 하다. 중학교때부터 연극반을 시작으로 고등학교, 대학교도 연기를 전공해서 정극에 대한 갈증이 있다”

최근 연예계와 사회에 충격을 안긴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지적받는 악플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여자 연예인이 그것도 19금 개그를 하는데 있어 선입견은 물론이고 질타의 목소리도 적지 않을 게 뻔했다. 박나래는 ‘19금 개그’의 선구자 신동엽을 언급했다.

“많은 걱정을 했다. 첫 공연을 하고 저와 함께 프로그램을 하는 CP님이 방송 그만할 거냐고 이야기를 하시더라. 신동엽 선배님의 명언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4만볼트짜리 전기고압선 바로 밑에 있는거다. 이 선 근처까지만 가는 게 최고의 개그맨이다’라고 하셨다. 섹스터치 코미디를 한다고 했을때 내가 그 고압선에 감전되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나 혼자 산다’ 이미지와 정반대기도 하지 않나. PD님이 은퇴하지 않을 정도로만 편집해주겠다고 약속을 하셨다. 물론 모두를 웃길 수는 없다. 그래도 저는 단 한사람이 웃는다면 그 사람을 보고 개그할 거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와주시는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한때 예능계는 여성 희극인 기근에 시달리기도 했었다. 여성 희극인이 부재한다기 보다 ‘여성들이 설 자리’가 없었던 게 사실. 이런 배경에는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주제가 주를 이룬 탓도 있었지만, 최근 몇년 사이 박미선, 이영자를 필두로 송은이, 김숙, 장도연, 박나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여성 예능인들이 프로그램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에 무한도전 예능총회를 봤다. 그때 ‘여성 예능인의 부재’에 대한 주제를 다뤘더라. 그때 김숙씨와 함께 출연을 했었다. 불과 3~4년 전이었던 거 같다. 지금 그때의 이야기를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 여성 예능인, 제 친구들이 잘하고 있어서 ‘세상이 바뀌었구나’ 생각한다. 이 흐름에 제가 있었다는게 감사하다. 사실 여성 예능인으로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대중들이 봤을 때는 여성 예능인 활동이 없던 시기가 있었지만, 현장에 가면 남녀로 프레임을 씌우지 않는다”

한편 스탠드업 코미디쇼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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