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 세일이 시작된 날 오전 10시, 여의도 IFC몰 망고 매장이 개장을 하자마자 한 40대 후반의 중년 남성이 들어와 옷을 고르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루밍족' '메트로섹슈얼'이란 수사에도 보통 3040 남성들의 패션 취향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애인, 아내의 취향이다. 그녀들이 선택한 옷으로 길거리를, 직장을 활보한다. ‘일 하느라 바쁜데 언제 옷을 사나’란 마인드, 할인의 달인들에게 맡기겠단 경제심리가 작동해서다. 가끔이라도 자기 옷은 스스로 골라보는 건 어떨까. 어차피 인생은 독고다이, 옷에서부터라도 개취를 발휘해보자.

 

SPA 브랜드가 유행하면서부터 남자들도 옷을 사기가 수월해졌다. 백화점, 대형 쇼핑몰, 번화가 매장이 산재한데다 가격도 저렴하다. 국내 유통 3대 SPA 브랜드가 자라와 망고(스페인), 유니클로(일본)다. 셋 중 가장 좋아하는 게 망고 맨(MANGO H.E.)이다. 가격대는 가장 높지만 품질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아서다.

 

자라는 무지막지하게 많은 아이템과 착한 가격이 장점이다. 젊은층이 코어 타깃이라 소재의 질이 다소 떨어지고 무거운 게 단점이다. 정장 라인으로 가면 허리에 라인이 들어가거나 튀는 장식으로 인해 부담스럽다. 유니클로는 히트텍과 같은 내의 퀄러티가 좋고, 베이직한 제품(가벼운 패딩, 남방, 바지 등)을 고를 때 적합하다. 밋밋한 편이다.

 

자라에 비해 점잖은 느낌을 주는 도시 감성의 망고는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패턴, 고급스러운 텍스처와 디자인이 장점. 싱글 코트와 더플 코트의 경우 독창적인 디테일이 가미돼 있으며, 팬츠 실루엣은 깔끔하게 재단된 허리선을 비롯해 슬림한 핏으로 만족감을 높인다.

 

버건디 컬러의 슬랙스, 카키색 블루종, 타탄체크의 긴팔 남방, 패딩점퍼·가죽재킷·카디건과 울 스웨터 등도 멋스러워 수트 뿐 아니라 비즈니스 캐주얼을 즐겨 입는 3040 세대에게 어필할 만하다. 벨트, 지갑, 가방, 슈즈, 모자와 같은 액세서리도 부담 없는 가격에 제품의 질이 좋다.

 

최대 단점은 외국과 달리 매장 수가 적은 데다 남성 섹션 규모가 작다는 것. 명동 매장에 이어 영등포 타임스퀘어 매장이 철수해 이제는 여의도 IFC몰, 신사동 가로수길, 잠실 롯데월드몰 매장만 남았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시즌 오프 세일이 들어간다. 현재 30% 세일 기간이며 순차적으로 50%, 70% 세일에 돌입한다. 이때는 겨울용 코트를 10만원선에서도 득템할 수 있으니 시간을 쪼개볼 만하다.

사진=망고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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