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싱글들의 소중한 친구인 닭고기, 치킨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물가 상승, 인건비, 물류비 등이 오르며 원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커 치킨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닭고기 원가에 비해 현재 치킨 가격이 비싼 편이고, 서민들에게 아주 밀접한 치킨 가격 인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치킨 가격을 인상하는 프렌차이즈 업체는 당장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치킨 프렌차이즈 업계와 정부 사이 미묘한 긴장감마저 흐른다.

 

◆ BBQ ‘외식업계 간담회’ 돌연 불참

오늘(15일) 오전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이준원 차관 주재로 열린 '외식업계 CEO' 간담회에 이미 가격인상을 밝힌 업계 1위 BBQ치킨은 불참했다. 이 간담회는 정부가 최근 경기 불안과 중국발 사드보복 가시화로 어려움을 겪는 외식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고 당부 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다.

당초 참석 의사를 밝혀왔던 BBQ 측은 전날 갑자기 입장을 바꿔 불참 의사를 농식품부에 전달했다. 정부가 세무조사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느낌마저 감지된다.

 

◆ 정부 “가격 올리면 즉각 세무조사”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농식품부는 BBQ가 오는 20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는 첫 언론보도가 나온지 이틀만인 지난 12일 공휴일임에도 이례적으로 '닭고기 가격 긴급 안정대책 강력 추진'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AI로 인한 닭고기의 수급 불안을 핑계로 소비자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유통질서 문란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세무조사, 공정위에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각각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인 13일에는 치킨의 가격 형성 과정을 공개하며 닭고기 원가가 치킨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이고, 프랜차이즈의 경우 닭고기를 시세 반영 방식이 아닌 사전 계약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어 AI로 인한 가격 인상 요인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가격 인상을 결정한 BBQ를 겨냥한 공개 경고다.

 

BBQ 치킨 가격

◆ 업계 “정부 시장개입 너무하네”

BBQ도 이번 가격 인상이 8년 만에 이뤄지는 것인 데다 임대료, 인건비, 배달 대행료 등이 추가 발생해 가맹점들의 수익이 떨어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강력대응을 천명하고, 여론도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도 흐르고 있다. BBQ 측은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예정됐던 가격 인상 시점이 20일인 만큼, 조만간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치킨 가격이 서민 체감물가와 직결된다고 정부가 욱박지르는 것은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