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짝사랑하는 건 참으로 외로운 일이다. 사랑한다는 말도 쉽게 하지 못하고 멀리서 짝사랑하는 대상을 지켜만 봐야하는 현실. 10월 30일 개봉하는 ‘프렌드 존’은 짝사랑 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태국 영화 ‘프렌드 존’은 10년 동안 남사친으로 셀프 박제된 팜(나인 나팟)의 짝사랑을 그린 심쿵맴찢 로맨틱 코미디다. 팜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깅(핌차녹 류위셋파이분)을 짝사랑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했음에도 깅은 이를 진짜 속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게 두 사람은 남사친, 여사친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팜의 마음 속엔 여전히 깅이 자리잡고 있었다.

영화는 10년이라는 세월동안 팜과 깅이 친구로서 어떤 일을 겪는지, 깅을 향한 팜의 사랑이 변하지 않고 지속되는지를 보여준다. 팜과 깅은 10년 동안 서로 다른 사람을 사귀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하지 않는다. 친구로서 지내지만 영화를 보는 이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전혀 친구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더 가깝고 달달하게만 보인다.

‘프렌드 존’의 매력은 두 사람의 관계에서 나온다. 친구 아닌 친구의 모습을 통해 왠지 모를 핑크빛 기류를 풍긴다. 그들이 사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가 어떤 연애 스타일인지, 어떤 사랑을 원하지를 알려준다. 관객들은 팜이 빨리 고백하고 자신의 사랑을 찾길 바랄 수 있다. 하지만 팜은 그저 깅의 곁에 있을 뿐이다. 그런 순애보적인 사랑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짝사랑이라는 풋풋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다.

“외로움은 상대적이니 젊은이들은 사랑을 찾아야돼”라는 팜의 대사처럼 ‘프렌드 존’은 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젊은이들에게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비록 짝사랑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다. 한국 현실에 대입해보면, 출산율과 결혼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의 연애 세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프렌드 존’은 팜과 깅의 밀당을 통해 젊은 사람들의 연애 세포를 살려줄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깅은 학창시절 “사랑 안한다고!”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늘 연애 상대가 있었다. 그만큼 연애와 사랑은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언제든지 연애를 할 수도 있고 결혼할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결국 ‘프렌드 존’은 사랑이란 무작정 대상을 찾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10년 동안 짝사랑을 해도 갑자기 그 짝사랑이 이뤄질 수 있는 법.

서서히 변화하는 깅의 마음과 변하지 않는 팜의 사랑이 같은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걸 보는 이들은 설렘 지수가 점차 높아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보는 내내 팜이 들려주는 과거 이야기와 그의 사랑이 이뤄질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태국의 남사친으로 떠오른 팜 역의 나인 나팟의 스윗한 연기는 물론 깅 역을 맡은 핌차녹 류위셋파이분의 팔색조 매력을 ‘프렌드 존’으로 확인할 수 있다. 러닝타임 1시간 59분, 12세 관람가. 10월 30일 개봉.

사진=‘프렌드 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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