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습생 펭수가 ‘어린이었던 것들’의 마음을 겨냥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8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V2’에 EBS 연습생 펭수가 전격 출연한다. 올해 3월 데뷔한 펭수는 뽀로로와 BTS(방탄소년단)을 보고 한국에 올 결심을 했다고 누차 밝혀왔다.

사진=MBC

남극에서 헤엄을 쳐 한국에 도달한 펭수는 ‘연습생’ 신분에 맞게 다양한 개인기를 가지고 있다. 210cm에 94kg인 거구에도 현란한 댄스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힙합, 팝, 요들송까지 그야말로 장르를 넘나드는 장기를 가지고 있다.

인기에 도화선이 된 것은 9월 ‘E육대’(이육대)였다. 뽀로로, 번개맨, 짜잔형, 뚝딱이 등 EBS 캐릭터들이 총출동한 이육대에서 펭수는 패기 넘치는 신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는 펭수의 사백안은 ‘킬포’로 작용했다.

대중적인 인기의 시작점은 독립된 캐릭터였지만,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채널을 살펴보면 그간 제작진과 펭수가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흔적이 묻어난다. 펭수의 EBS 오디션, 남극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펭귄극장, 그리고 ‘연습생’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다양한 커버 영상이 그 예다.

사진=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건 펭수의 소속이 유아어린이부라는 점이었다. 뽀로로, 뚝딱이 등 그간 EBS를 통해 인기를 모은 캐릭터들의 화법이 유아동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도 ‘현실캐’ 펭수는 그 결이 확연히 다르다. 짜증이 나면 짜증을 내고, 꼰대 선배 뚝딱이에게 갈굼을 당하고, 김명중 사장의 시선이 닿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그의 이름을 외친다. 일부에서는 이런 펭수의 탄생을 ‘교양’이라는 이름에 억눌렸던 EBS 제작진들의 반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펭수의 인기 요인이 단순히 신선함과 웃음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슈퍼스타’가 되려고 한국에 온 펭수의 일상은 알게 모르게 짠내가 묻어난다. 펭귄이라는 특수성만 지우면 아직 여물지 않은 속으로 팍팍한 하루하루를 견디는 어른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공감대가 20~30대, 나아가 40대까지 펭수의 절대적인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실제 펭수가 ‘토이스토리’ OST ‘You've got a friend in me’를 커버한 영상에는 “수신료를 EBS에게 바치고 싶을 정도로 감동적이네요”, “펭수가 친구라는 말을 해줘서 눈물이 마구 쏟아졌어”, “들으면서 우는 어른이들”, “아기 등원시키고 청소하면서 네 노래를 듣는다”, “주책인데 이거 들으면 눈물 나”라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펭수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MBC, SBS, KBS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차 프리선언의 야망을 내비치는 등 10살 펭귄의 남다른 포부를 보여줬다. 물론 펭수가 탈EBS를 할 확률을 거의 제로에 가깝다. 다만 펭수의 MBC ‘마리텔V2’ 출연을 통해 지금껏 EBS 자체 콘텐츠, 혹은 타사 라디오 방송에서 소비되어 오던 그가 또 어떤 색다른 매력을 방출할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