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 콘텐츠 ‘최호적아문’ 원작으로 동명 웹드라마는 조회수 누적 20억뷰를 넘고 영화는 한화로 7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2016년 이후 중국에서 개봉한 로맨스 영화 중 최고 관객수를 기록한 ‘너를 만난 여름’이 한국에 상륙했다. 10월 16일 개봉해 관객들의 연애 세포를 깨워주며 3만 돌파를 눈앞에 둔 ‘너를 만난 여름’은 팔월장안 작가의 원작이 아니었으면 탄생하지 못했다. ‘니호구시광’ ‘암련귤생회남’ ‘최호적아문’ 세 편의 소설로 중국을 사로잡은 그가 싱글리스트와 인터뷰를 가졌다.

팔월장안 작가는 1987년생으로 진화고를 배경으로 한 학원물 3부작 ‘니호구시광’ ‘암연귤생회남’ ‘최호적아문’으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중국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그의 진화고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최호적아문’이 영화로 만들어져 한국 개봉까지 하게 됐다.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즐겨봅니다. 한국 관객분들이 제 소설로 만든 영화를 볼 수 있게 돼 굉장히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한국은 로맨스 드라마가 굉장히 발달해 있어요. 종류도 세분화 됐고요. 다루는 주제도 더욱 다양합니다. 반면 중국은 시작이 늦었고 순수한 사랑을 담은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관객들은 굉장히 원하죠. 그래서 앞으로의 전망을 좋게 봅니다.“

‘암련귤생회남’이 TV드라마로 중국에서 방영을 앞두고 있어 그는 ”한국에서도 ‘치아문단순적소미호’로 알려진 호일천씨가 출연해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 호일천씨 미남이잖아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작품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팔월장안은 남다른 기분을 전했다. 특히 영화 ‘너를 만난 여름’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장적사 감독님이 영화로 만들면서 소설과의 간극을 없애는 것에 더 신경을 쓰셨고, 저는 원작과 원작 팬들이 원작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 걱정됐습니다. 이렇게 역지사지로 배려하며 원만하게 소통했습니다. 각색은 2차 창작이고, 취지는 원작의 느낌을 표현내 내는 것이 중요하죠. 디자인이나 글씨체가 소설의 내용에 대한 평가를 좌지우지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영상 콘텐츠는 작가, 배우, 의상 등 모든 요소가 영상물의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이번 영화에서 겅겅, 위화이를 연기한 하람두, 진비우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이고, 영화가 구현하고자 하는 바를 완벽하고 훌륭하게 연기해 냈습니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진화고는 소설, 드라마,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소다. 작품을 보다보면 영화 속 이야기, 로맨스, 장소, 인물 등이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팔월장안은 자신의 경험과 판타지를 적절하게 배합해 아름다운 로맨스 작품을 창조해냈다.

“작품 속 절반은 성인이 된 후의 저의 생각들입니다. 사실 작품에 생활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은 잘 쓰지 않습니다. 겅겅, 위화이도 실제 인물이 아니고요. 가장 사실적인 건 정서와 감정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진화고는 실재합니다. 학교의 크기, 위치, 심지어 기숙사 구조 모두 저의 모교인 하얼빈 제3고등학교를 모티브로 삼았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곳이죠. 저는 남녀간의 썸 타는 시기를 정말 좋아해요. 서로 떠 보면서 다가가는 듯 하지만 엄청 혼란스럽잖아요. 예측불가이기도 하고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이러한 썸이라는 감정을 면밀히 관찰하는 걸 좋아합니다. 비록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썸은 가장 설레는 순간이기도 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가 썸을 이야기했지만 본질은 ‘청춘’에 있었다. 누구나 겪는 청춘의 시기. 팔월장안 역시 그때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했고 여기에 자신의 생각을 더해 인기 소설을 만들어냈다. 그가 바라는 건 ‘공감’이었다. 세대마다 청춘을 보낸 시기, 겪었던 일들이 다르겠지만 청춘이란 단어가 주는 감정은 똑같다는 걸 팔월장안은 말했다.

“청춘은 우리가 지나왔고, 잘 알기에 너무 익숙한 시기입니다. 그 당시에 해결하지 못한 일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글을 쓰는 등 행동이나 사고방식으로 표출되는 것 같아요. 성인의 시각에서 청춘을 글로 써서 독자분들이 자신의 옛날을 돌아보고, 또 자신이 어떤 트라우마 같은 것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과거를 회상함으로써 자신에게 어떠한 에너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에 독자분들이 어떤 일들을 용서하고, 그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성인 작가로서 청춘을 이야기한 저로서는 최대의 영광입니다.”

팔월장안의 작품들은 웹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졌고 OTT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인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특히 소설 ‘최호적아문’은 200만부 이상 팔렸다. 그가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이런 매체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팔월장안은 자신의 작품이 재생산되는 것에 감사해 하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글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이기 때문에 작가의 의무를 다해야한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최호적아문’ 등 제 소설이 인기 있었던 건 독자분들의 마음이 넓은 것이겠죠? 저의 미천한 글 솜씨를 이해해 주셔서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독자분들이 자신의 청춘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아쉬움도 있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젊은 시절이 가장 좋잖아요. 독자분들의 미래는 더욱 찬란하길 바라봅니다. 제 작품이 OTT플랫폼 등 다양하게 재생산되고 있지만 저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글을 쓰는 것 같아요. 저는 제 분야를 잘 하기만을 기도합니다. 그리고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매체가 어떻게 진화하든지 독자와 관객분들은 좋은 이야기를 따라갈 것입니다.”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오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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