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현대음악 브랜드 공연 ‘아르스 노바 I&II’가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세종체임버홀과 4월1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6년 시작 이후 11년 동안 총 44회 무대를 올려온 ‘아르스 노바’는 동시대 음악 경향을 소개하는 것과 아울러 국내 클래식 레퍼토리 확장에 기여해온 시리즈다.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 수상자이며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다.

 

 

01. 실력파 지휘자-연주자 협연

이번 무대에는 20세기 레퍼토리 선구자로 불리는 프랑스 지휘자 파스칼 로페가 지휘봉을 잡는다. 난해한 음악을 솜씨 있게 요리하는 재능의 그는 1988년 브장송 지휘 국제 콩쿠르에서 2위로 입상한 이후 92년부터 피에르 불레즈,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과 협력 작업을 시작했고 벨기에 리에주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프랑스 페이드라루아르 국립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또한 3월24일 실내악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석유경과 소프라노 이윤경, 4월1일 관현악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바실라키스와 히데키 나가노 등 실력파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02.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무대

24일 실내악 콘서트에서는 현대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긴 두 작곡가 윤이상과 피에르 불레즈를 추모한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이상은 동아시아 출신으로서 진정한 국제적 경력을 쌓은 첫 작곡가로 평가된다. 그는 아시아의 음악적 사고와 유럽 악기의 연주 기법을 결합, 동서양이 융합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을 찾아냈다.

서울시향은 이번 무대에서 윤이상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는 ‘협주적 단장(短章)’을 연주한다. 1976년 작곡된 이 곡은 8개의 악기를 위한 15분 길이의 화려한 앙상블 작품으로, 3개의 악기 그룹(피아노와 타악기, 목관악기)이 조화와 대립, 독립 등 다양한 방식이 끊임없이 어우러진다.

 

03. 타계한 볼레즈 대표작 아시아 초연

지난해 1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 출신의 전설적인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의 대표 작품도 선보인다. 불레즈는 작곡가이자 지휘자, 정치가로서 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전자와 음향음악을 연구하는 현대음악 연구소 이르캄(IRCAM)과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을 이끌었으며 영국 BBC심포니, 미국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등에서 수석 지휘자와 음악감독 등을 지내며 세계 음악계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연주할 불레즈의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노타시옹’은 스트라빈스키와 베베른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곡한 작품이다. 피아노 12음열을 기초로 하는 이 작품은 엄격한 규칙 안에서도 풍부한 표현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서울시향이 아시아 초연한다.

후반부에는 불레즈가 지휘자로서 성공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던 소프라노와 앙상블을 위한 두 작품들인 스트라빈스키의 ‘세 개의 일본 가곡’과 라벨의 ‘스테판 말라르메의 세 개의 시’를 들려줄 예정이다.

 

 

04. 젊은 작곡가 작품 위촉 프로그램

서울시향은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젊은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해 창작 음악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위촉작은 라이징 스타 전예은의 ‘도시 교향곡’이다. 그가 서울에서 겪었던 경험에 대한 음악적 표현으로, 도시에서 벌어지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풍경과 소리를 관찰하여 음악적으로 표현했다. 쾌활하고 재치 있는 작품으로 유명한 그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05. 민족 정체성 담은 작품 향연

4월1일 ‘아르스 노바-관현악 콘서트: 현기증’에서는 백병동, 버르토크, 라헨만 등 동시대 주요 작곡가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한국 현대작곡계의 거목 백병동의 관현악을 위한 ‘해조음’, 헝가리 대표 작곡가인 버르토크가 모국 헝가리의 전통을 융합해 만든 ‘두 대의 피아노, 타악기,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세련되고 프랑스적인 느낌이 가득한 베르트랑의 ‘현기증’ 등을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바실라키스와 히데키 나가노 등 세계적인 솔로리스트의 협연으로 만날 수 있다.

 

사진= 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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