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귀신도, 익스트림 놀이기구도 아닌 바로 ‘사람’이다. 11월 7일 개봉하는 ‘더 빌리지’는 사람이 만든 공포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 얼마나 위험하고 섬뜩한지를 말해준다. 튀니지 영화 역사상 첫 호러 작품이 ‘더 빌리지’는 북아프리카 사회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공포 영화를 선사한다.

‘더 빌리지’는 마녀의 진실을 찾기 위해 아는 사람도 없고,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마을 ‘다크리’를 찾아간 세 친구가 겪는 오컬트 무비다. ‘유전’ ‘미드소마’처럼 종교적인 색채를 띠는 공포 영화가 바로 오컬트다. 이 장르의 매력은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 속에 신비로운 종교적 분위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더 빌리지’ 역시 이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영화에서 인위적으로 관객들을 자극할 공포 요소는 많지 않다. 사람을 죽이거나 갑자기 누군가 등장해 놀라게 하는 설정은 ‘더 빌리지’에 주가 되는 것이 아니다. ‘더 빌리지’는 오히려 분위기 만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 이야기 속에 담긴 깊은 메시지로 충격을 준다. 그것이 바로 ‘주술’이란 것이다.

‘더 빌리지’가 특별한 건 ‘주술’이란 요소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주술은 낯선 소재가 아니다. 다만 튀니지에서는 주술이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영화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에서 주술로 아이들이 살해되는 사건들을 실제 모티브로 했다. 사회가 주는 공포,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 주는 섬뜩함이 ‘더 빌리지’가 더욱 현실적인 호러 영화라는 걸 말해준다.

공포 영화는 다양한 설정들이 있다. 살인마 한 명이 사람을 죽이거나 집단에 의해 한 사람이 공포에 휩싸이는 것들이 있다. ‘더 빌리지’는 집단이 주는 공포를 선사한다. 마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도그빌’,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더 위치’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과 멀어진 한 집단의 사상, 종교, 사람을 대하는 행위 등이 얼마나 공포를 야기하는 지 이 작품들과 ‘더 빌리지’는 말한다.

사회적 메시지 이외에도 ‘더 빌리지’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영화 중반 이후 주인공 야스민(야스민 디마씨)를 둘러싸고 새롭게 등장하는 이야기가 충격으로 다가오며 궁금증을 유발하는 결말 도한 ‘더 빌리지’가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북아프리카 영화계에서 볼 수 없는 호러 영화가 ‘더 빌리지’를 통해 더 많이 탄생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게 한다. 러닝타임 1시간 54분, 15세 관람가, 11월 7일 개봉.

사진=‘더 빌리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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