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허성태가 부산잡초에 특별한 애정을 갖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그가 직접 부산잡초의 전사를 만들어 대사로 풀어냈고 그게 영화 속에서 공개됐다. 리건 감독을 만난 순간부터 영화 촬영, 그리고 홍보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기까지 허성태에게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남다른 작품으로 다가왔다.

“부산잡초가 유머있는 모습도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기찻길에서 귀수(권상우)와 마주하는 장면에선 애드리브를 던져 재미있게 하려고 했고 부산잡초의 인생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죠. 시나리오에선 부산잡초의 전사가 드러나지 않아요. 리건 감독님이 저한테 전사를 부탁하셨죠. 제가 부산잡초의 인생을 상상하면서 대사를 만들었어요. 그 장면이 편집되지 않고 나와서 정말 뿌듯했죠.”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제가 한번에 읽은 시나리오 4개 중 하나였어요. ‘밀정’ ‘남한산성’ ‘범죄도시’ 그리고 ‘신의 한 수: 귀수편’이었죠. ‘귀수’ 후속편요? 아마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게 많으실 거예요. 처음 시나리오는 다음 편을 예고하는 것이 있었는데 영화에서 없어졌죠. 속편이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의 여운 있는 엔딩을 관객분들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허성태는 영화 속 이미지가 180도 다른 사람이다. 예능 ‘구해줘 홈즈’ ‘아는 형님’에서 사람 냄새 폴폴 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그 역시 인터뷰를 하면서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최근에 ‘구해줘 홈즈’ ‘아는 형님’에 출연했어요. 저는 웃겨야 하는 예능은 어렵더라고요. ‘런닝맨’에서도 미션이 주어지면 게임에 열중했죠. 최근 ‘연예가중계’에 제가 나왔는데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시는 거에요. 죽어도 여한이 없으시다고요. 제가 나오는 영화, 드라마는 보시고도 아무 반응 없으신데 예능만 나오면 달라지세요.(웃음)”

“제 인생의 신의 한 수는...정말 많은 데 하나를 고르자면 결혼이죠!(웃음) 제가 연기하겠다는 걸 아내가 허락했으니 정말 고마웠죠. 아마 열 명 중 열은 허락 안 했을 거예요. 결혼 이후 열심히 연기하는 건 저의 승부사 기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학창시절에 공부 잘하는 애가 있으면 꼭 따라잡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 전교 1등을 했어요. 잡초처럼 끈질지게 공부해 대기업도 갔고요. 약간 지기 싫어하는 스타일이에요.”

어쩌면 악역을 주로 맡는 것이 배우에겐 안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이미지가 하나로 박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성태는 그런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까지 악역을 맡으면서 성장한 만큼 배역 하나하나가 그에겐 소중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허성태가 조금이나마 바라는 배역이 있지 않을까. 점차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허성태가 앞으론 어떤 작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예전부터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크게 걱정하거나 고민하진 않았어요. 지금까지 맡아왔던 ‘센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테니까요. 악역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행운이었죠. 저는 찌질한 역할 맡았을 때도 행복했어요. ‘브라더’ 때는 날아다녔거든요.(웃음)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개봉을 앞둔 ‘히트맨’ ‘스텔라’에서도 찌질한 역할로 나올 예정이죠. 그래서 저 지금 정말 행복하답니다.”

“단역부터 조연, 주연을 거치면서 책임감이 더 커졌어요. 누가 부담을 주는 것도 아닌데 흥행에 신경쓰이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주연배우와 같이 호흡한다는 걸 상상하지도 못했거든요. 지금은 주연배우가 가진 책임감이 저한테도 느껴져요.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선 ‘친애하는 판사님께’에 이어 윤시윤 배우와 다시 만났고 (권)상우형도 이번 영화 이후 ‘히트맨’으로 만났어요. 그들이 짊어진 짐을 느끼면서 저 역시 작품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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