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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배가본드’ 강경헌 “반전의 오상미, 연기 수위조절하기 힘들었어요“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유인식)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리미어12 중계로 한회를 쉬어가지만, 이를 달래줄 반가운 배우 강경헌을 만났다. 첩보맬로액션을 표방한 ‘배가본드’는 그야말로 ‘쎈캐’의 향연. 이 중에서도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오상미는 매회 소름돋는 연기력으로 하드캐리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사전 제작된 ‘배가본드’를 촬영을 끝내고 한참 뒤에야 방송으로 만나고 있는 강경헌은 “이게 더 떨리더라고요”라고 밝혔다

“배우들, 작가님들이랑 통화하면서 ‘이게 왜 더 떨리죠’ 했어요. 제 입장에서는 시청자들이랑 같이 모니터링을 하면서 편집 방향을 보고, ‘이렇게 해야겠다’ 계산을 하면서 방향을 잡아가는데 사전제작은 어떤 연기가 어떻게 화면에 나올지 모르잖아요. 이미 촬영이 끝났으니 돌이킬 수도 없고.(웃음) 1년간의 촬영이 길다고 느꼈는데 끝나니까 아쉽더라고요”

배우 입장에서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아쉬운 것 투성이라지만 ‘배가본드’는 첫 방송 이후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12.8%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갱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전에 반전이 더해지며 오히려 더 가속이 붙고 있는 것.

“뿌듯한 마음이 있죠. 조금 더 올랐으면 하는 욕심도 있어요. 근데 시청률이 숫자보다 피부로 느껴지는게 더 크더라고요. 체감하는 시청률은 40%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반응들이 너무 좋더라고요. 연세 많은 어르신들도 재미있게 봐주시고, 시청자층이 생각보다 넓은 거 같아요. 저를 만나면 ‘어떻게 되는 거야’하고 정체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가족들한테도 말 안해줬어요”

강경헌이 연기하는 오상미는 반전을 거듭한 인물이었다. 부기장인 김우기(장혁진)의 아내로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의 유가족 대표까지 맡았지만, 알고보니 이 모든 것이 남편과 ‘짜고 친’ 계획이었던 것. 덮어놓고 나쁘기만한 악역이라기 보다 계산적인 지능범에 가깝다. 때문에 화려한 액션이 넘쳐나는 ‘배가본드’에서 이들과는 결이 다른 오상미의 존재감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제가 돋보였다기 보다는 다른 분들이 잘해주셔서인 거 같아요. 오상미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아무리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그 많은 사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시킬 수 있는 사람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사랑을 받지 못했던 사람이지 않을까요. 사람간의 사랑이 뭔지 모르고, 받아본 적도 없는 사람인 거 같아요. 저 혼자서 오상미의 가족사나 이런걸 한번 써봤어요. 강경헌으로서 오상미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없어요. 어떤 이유를 대도 용서나 이해 받을 수 있는 행동들은 아니잖아요”

캐릭터 자체가 입체적인 것도 있지만 압도적인 부분은 강경헌의 연기력이었다. 특히 청와대에서 차달건(이승기)의 추궁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거나,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등은 그야말로 극한의 감정을 끌어올린 연기를 펼쳐보였다. 여기에 강경헌이 오상미를 연기하는 상황에, 오상미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연기한다는 극중 설정까지 더해지며 ‘머리아픈’ 고민이 계속돼야 했다.

“그날 촬영을 가기 전에도 ‘이게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서 (장면 속 상황이) 난리법석이 되니까 연기가 되더라고요. 오상미 본인이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까 기절해버리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반전이 있는 역할이니까 진짜 오상미라면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얼마나 리얼하게 연기를 했을까, 그게 되긴 할까? 싶었죠. 연기하는 입장에서 어디까지 수위 조절을 해야할지 어려워서 감독님과도 계속 대화를 했어요. 그래서 더 불안했던 거 같아요”

요 몇해 강경헌의 역할을 살펴보면 반전의 키를 가지고 있을 법한, 의뭉스러운 역할들이 많았다. 분량을 떠나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였고 때문에 극흐름에서 절대 놓치기 힘든 캐릭터를 맡아왔다. ‘배가본드’의 오상미를 보더라도 한없이 여리고 위태로운 아내, 그리고 모두의 눈을 속이는 악당의 양면을 보여줬다.

“아주 옛날에는 그냥 악역도 많이 했어요. 외모나 목소리, 이런것들이 악역을 하기에 좋은 점이 있었던 거 같아요. 어릴 때일 수록 더 그런게 강했던 거 같아요. 또랑또랑 해보이고 자기 주장이 있어보였나봐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게 많이 중화가 되면서 지금은 선과 악의 중간쯤인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미스테리한 역할도 많이 맡는게 아닐까요. 빨리 선한 역할도 하고 싶어요. 대의와 정의를 위해서 희생도 해보고 싶어요. 인간 강경헌은 정의로운 마음도 있는 사람이에요(웃음)”

②에 이어집니다.

강보라 기자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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