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염혜란, 손담비 멋쁨 폭발 3인방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KBS 2TV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연출 차영훈)에서 동백(공효진), 용식(강하늘)의 로맨스만큼이나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드는 3인방이 있다. 바로 정숙(이정은), 자영(염혜란), 향미(손담비)가 그 주인공. 종영까지 2주라는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인물들의 이야기를 더 풀어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각자의 사연이 애틋해서, 그리고 더 보고 싶을만큼 마음이 가는 이들을 모아봤다.

 

“나 좀 일단 살려봐요”

정숙(이정은)

“동백이를 위해 꼭 하나는 해준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정숙. 그녀는 2014년 옥이 에스테틱 사건 당시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켜 까불이로부터 동백을 구한 주인공이었다. 신장 이식을 받기 위해 27년 전에 버린 딸을 찾아온 것처럼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그동안 못 먹인 밥값을 자신의 목숨 값인 보험금으로나마 갚기 위해 염치불구하고 옹산을 찾아왔다.

정숙의 숨겨졌던 사연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비록 어린 딸을 버리고 뒤돌아선 매정한 엄마지만, 본인의 삶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그런 정숙은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마지막에 동백을 살리기 위해 혼자만의 싸움을 하고 있다. 위험할 걸 알면서도 자신이 까불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흥식(이규성)이를 찾아가는 용기를 보여준 정숙은, 옹산호에서 시체가 떠올랐다는 말에 의사에게 “나 좀 일단 살려봐요”라며 다시금 동백을 지키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드리프트는 빼박이지”

자영(염혜란)

옹산 대표 모지리 규태(오정세)의 아내 자영. 그간 규태의 마음이 동백에게 가 있다고 오해하던 자영은 그 대상이 향미라는 걸 알고 백기를 던졌다. 못난 아들 내세워 매일같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시어머니, 좁은 옹산 바닥에서 픽하면 얼굴 붉힐 일을 만드는 남편으로부터 탈출 치트키를 쓴 것.

하지만 규태가 위기의 상황에 놓였을 때 가장 먼저 “드리프트를 타고” 찾아온 사람은 자영이었다. 자영은 강제 연행하려는 형사들에게 “이건 강제연행 불법 체포죠”라고 경고했다. 이런 행동에 규태가 사랑노래를 부르자 자영은 “사랑같은 소리하고 앉아네”라고 일갈했다. 뒤늦게 자영의 매력에 빠져버린 규태는 “드리프트는 빼박이지”라며 희망을 품어 웃음을 자아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랬다고, 자영은 전 남편 일에 왜 이렇게까지 나서냐는 형사들에게 “이 새끼가 사람 죽일 새끼는 아니라는 거 나는 확실히 아니까요”라며 멋쁨을 폭발시켰다.

 

“다음 생에는 언니 딸이나 할까봐요”

향미(손담비)

 

어찌보면 옹산 최고의 미스터리였던 향미. 맹한 표정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해 약점을 잡아내고, 별안간 돈도 되지 않는 잡동사니들을 훔치는 도벽까지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도벽을 빤히 알고도 까멜리아에 머물게 해주는 건 물론, 잔소리를 쏟아내는 동백에게 향미는 “언니 사람 인생에 다음 판이 있다치면 나는 언니 딸이나 할까봐요. 언니가 잔소리 징글징글 해사코, 사람을 귀찮게 해버리니까요 아주 사람 짜증나고 기분 좋고 그러니까요”라고 말했다.

향미의 이런 마음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때린 건 ‘사람 받아본 적 없는’ 박복한 인생 때문이다. 빚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동생 하나 바라보며 살았지만, 향미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게 없어 이런 동생에게마저 무시를 당했다. 종렬(김지석)이 동백에게 준 돈 삼천만원을 들고 도망쳤지만 결국 갈 곳이 없어 까멜리아로 돌아온 향미. 이제는 새롭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던 향미가 호수에서 시체로 떠오르며 모두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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