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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니나내나' 이가섭 "20대 마지막...30대엔 0부터 다시 시작할래요"

①에 이어서...

많은 작품을 경험하진 않았지만 이가섭은 단 몇 작품 만으로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단역에서 조연, 주연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니나 내나’에서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새로운 촬영 경험까지 했다. 이가섭은 이 모든 것이 소중했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들이 서로 연결돼 다음 작품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가 어느 한곳이 아닌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로케이션 촬영이다보니 진주, 평창, 파주 등을 다녀왔어요. 그리고 항상 장혜진, 태인호 선배님 그리고 미정(장혜진) 딸 규림 역의 (김)진영이까지 붙어 다녔죠. 촬영하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것보다 배우들과 함께 연기, 인생, 일상 이야기를 하면서 촬영 끝나고 뭐 먹을지 고민하는 그 자체로 행복했어요.”

“‘니나 내나’가 이미지 변신에 도움이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더 많은 걸 경험해야하는 입장이죠. 강렬한 캐릭터든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중요해요. ‘양치기들’ ‘폭력의 씨앗’ ‘도어락’ ‘니나 내나’까지 많은 선배, 동료 배우분들과 작업하다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연기로 보여줄 수 있었어요. ‘양치기들’에선 잠깐 나오는데 그것 때문에 ‘폭력의 씨앗’에 캐스팅 됐고 ‘도어락’ 오디션을 봐서 공효진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었고 이후 ‘니나 내나’까지 출연하게 됐어요. 모든 작품이 연결됐죠. 그래서 제가 출연한 작품 모두 소중할 수밖에 없어요.”

이가섭은 지난해 대종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각종 시상식 신인상 후보에 오르며 충무로 라이징 스타로 우뚝 섰다. 그에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채찍질이 됐고 또한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는 그 부담을 이겨내고 자신의 위치를 깨달으며 더 많이 연기 경험을 쌓고 싶어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이가섭은 언제든지 자신의 역량을 뽐낼 준비가 돼 있었다.

“지난해 ‘폭력의 씨앗’으로 대종상 신인상을 받고 제가 반 발자국 정도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운을 얻었어요. 정말 감사했지만 부담감도 없지 않았죠. 배우로서 변화가 생길 것이지만 현재 일상에서나 연기하는 데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그저 제가 가지고 있는 걸 잘 표현해서, 좋은 눈을 가진 배우로서 관객분들에게 제대로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죠. 저는 항상 눈이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해요. 그게 어떻게 보면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의 답이 될 수 있어요.”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 보다는 영화, TV 드라마 모두 하고 싶어요. 최대한 경험을 많이 쌓고 싶거든요. 그렇다고 이런 작품을 하고 싶다는 것은 없어요.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영화든 드라마든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웃음) ‘양치기들’ ‘폭력의 씨앗’ ‘도어락’ ‘니나 내나’ 그리고 여러 단편들을 찍으면서 매번 연기에 대해 배워요. 좋은 선배님들이 항상 제 곁에 계셨고 그들로부터 배울 점이 정말 많았죠. 보고 들은 것을 제 것으로 만들어나가다보면 다음 작품을 촬영할 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이가섭의 배우 도전기는 남달랐다. 바둑 특기생이 대학 진학을 앞두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것. 부모 입장에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가섭은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다. 그는 그 계획을 하나하나 실천해가며 가족들에게 걱정 대신 기대를 품게 해줬다. 올해 20대를 마무리 짓고 30대에 첫발을 내딛는 이가섭. 그가 관객들에게 앞으로 어떤 기대를 품게 해줄지 궁금해진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바둑 특기생이었다가 배우의 꿈을 선택했죠. 부모님이 그 당시 당황하셨을 거예요. 제가 부모님께 어떻게 해서 배우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편지에 담아 썼어요. 부모님은 ‘그러다 말겠지’ 생각하셨나봐요. 지금은 응원 많이 해주세요. 부산 내려가면 아버지께서 악수하시면서 좋아해주시고 맥주 한잔 하자고 말하세요. 저를 위해 연기에 대해 공부하시고 영화도 많이 보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죄송한 감정이 생기기도 해요. 최근에 케이블 TV에서 ‘도어락’을 자주 하는데 그 영화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지 않으세요. ‘잘해라’ ‘열심히 해라’는 말보다 묵묵히 바라봐주신 것만으로도 저는 큰 힘을 받아요.”

“20대를 돌아보면 정말 좋았던 일들이 많았어요. 세종대에 합격해 연기를 배우다가 군대를 다녀와 졸업 후 ‘폭력의 씨앗’을 찍고 전주국제영화제서 상을 받았죠.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나중에 20대를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30대가 된다고, 나이를 먹어간다고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30세가 되는 순간 1의 자리가 0이 되잖아요. 다시 0부터 새롭게 시작하면 되죠. 20대의 마지막에 저와 가족을 한번 돌아볼 수 있게 해준 ‘니나 내나’와 함께 해 정말 행복했습니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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