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농수로 살인사건 범인 혈액형이 A형에서 재감정 결과 O형으로 10여년 만에 바뀌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부산 미제전담팀의 1번 사건인 ‘부산 농수로 살인사건’을 추적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2000년 7월 27일 은정(가명)씨가 농수로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범인이 두 명 이상이라고 추측했고 ‘즉시성 시강’ 상태로 시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미용사였던 그녀는 집에서 20분 이상 떨어진 곳에서 싸늘한 주검이 됐다.

당시 은정씨는 소지품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발견된 건 없었다. 형사들은 당시 소지품을 찾아나섰다. 시신이 발견된 곳이 진짜 범행이 일어난 곳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형사들은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박진창 형사는 “목격자가 ‘피해자가 승용차를 타고 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는 사건 발생 당시 담배 심부름을 가다가 은정씨를 발견했다. 한 남자가 차를 몰고 왔고 은정씨가 조수석에 탔다는 것이었다. 차를 탄 여성이 은정씨였을까. 옷차림뿐 아니라 머리 길이까지 목격자 진술과 맞았다. 목격한 시각도 은정씨 동료 직원들과 덕천동 로타리에서 헤어진 시간과 비슷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목격자는 은정씨와 남성이 아는 사이처럼 보였다고 했다. 차에는 또 다른 남성이 타고 있었다고 목격자는 진술했다. 박진창 형사는 “면식범 확률이 높다. 피해자에 반항흔이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은정씨 친구가 “떡집 종업원을 좋아했는데 전라도 사람이라 아버지가 반대했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치정 살인이었던 걸까. 은정씨 가족의 반대로 원치 않은 이별을 했다는 전 남자친구. 그런데 떡집 종업원은 “결핵에 걸렸다. 그래서 계속 만날 수 없었다. 그녀가 싫다고 헤어진 것이다. 성격이 모난 사람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가 예상치 못한 말을 꺼냈다. 그는 “그런 얘기는 들은 적 있다. 누군가 쫓아온다고. 본 적은 없었다”고 했다. 수사 자료를 찾아보니 은정씨 오빠도 그 남자를 의심했다. 오빠는 “집 전화가 와서 누구냐고 하니 경태(가명)라고 했다”며 “친구 약속에도 안 나가서 물으니 밖에서 경태가 기다리고 있어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윤성환 경감은 “경태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은정씨 가족들과 지인들도 경태라는 이름 두 글자만 알 뿐이었다. 부산 지역에 사는 경태라는 인물만 160명이 넘었다. 경태 친구는 “김해공항에서 체포됐더라”며 유력 용의자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경태씨의 차 조수석과 뒷자리에 혈흔처럼 보이는 것이 발견됐지만 분석 결과 혈흔은 아니었다. 은정씨 몸에서 DNA를 확보했고 범인은 혈액형이 A형이었다. 감정 결과 범인과 김경태의 DNA는 일치하지 않았다.

주변 인물 중 DNA 일치자가 없자 A형이라는 것만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A형을 찾았어도 범인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 결국 미제사건이 된 농수로 살인사건. 하지만 법이 바뀌어 공소시효 상관없이 미제사건을 해결해나가고 있다. 국과수가 재감정한 결과 범인 혈액형이 O형으로 바뀌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용의 선상에서 벗어난 O형들 중 진짜 범인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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