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 꼬리칸 사람들의 유일한 먹을거리는 단백질블록이었다. 도토리묵 모양의 이 단백질블록은 사실 수천 마리의 바퀴벌레를 통째로 갈아 만든 것이었다. 상상만 해도 구역질이 나지만, 이제 곤충들로 만든 식품은 영화 속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 됐다. 더 나아가 세계 각국이 돈 되는 미래산업으로 곤충을 지목하고 이를 육성하고 있다. 그럼 앞으로 돈이 되는 곤충의 세계를 소개한다.

 

곤충 상품화로 주목받고 있는 나비.

◆ 지구온난화로 식량난 갈수록 심화

국제연합기구(UN)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인구는 90억 명을 돌파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더욱 심각한 식량난을 겪게 된다. 지금도 세계 약 8억 명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으며 영양분이 없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1억 명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필요한 단백질 대부분을 육류에서 얻어온 인류는 이제 대체 식량으로 곤충을 주목하고 있다. 곤충은 일반 가축보다 사육과정이 간편할 뿐만 아니라 단백질 성분 함유량도 육류 단백질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곤충은 온실가스로 주목받는 암모니아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적어 지구 환경에도 기여할 수 있다.

 

나비를 상품화해 성공한 함평나비축제.

◆ 국내 곤충산업 체험농장이 다수

아직까지 국내 곤충산업은 주로 체험농장이 대부분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곤충산업 규모는 3039억원 가량, 곤충 사육농가는 724곳이다.

곤충 생산농가의 용도별 비중을 보면 애완학습이 51.1%로 가장 많고, 가축 사료용 26.5%, 식용 11.2%, 환경정화 8.4%, 화분 매개 2.2%, 천적 0.6%다.

체험농장 등 애완학습 용도가 가장 많지만, 사료나 식용 비중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주로 사육되는 산업곤충은 장수풍뎅이, 흰점박이꽃무지, 사슴벌레, 거저리, 동애등에, 귀뚜라미, 나비, 뒤영벌 등이다.

최근에는 곤충이 식품원료로 인정되는 등 분위기가 바뀌며 일반 소비자와 예비 농업인, 청년 창업자 등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고소애 순대' '고소애 과자' 등에 들어간 갈색거저리 유충.

◆ 국내도 ‘곤충 순대’ ‘곤충 과자’ 출시

실제로 충북 옥천의 순대 제조업체인 글로벌 푸드는 지난해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를 넣어 만든 '곤충 순대'를 출시했다. 바싹 말린 갈색거저리 유충을 분말 형태로 갈아 넣어 영양과 고소한 맛을 강화하면서 시각적인 거부감은 없앴다.

갈색거저리는 딱정벌레목의 곤충이다. 유충은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해서 '고소애'라고 불린다. 제품의 이름도 '고소애 순대'로 정했다.

또 충주의 농업회사법인 초록마루는 최근 갈색거저리 분말로 맛과 영양을 한층 높인 '고소애 허니 버터 과자'를 개발했다. 고소애 가루를 5% 첨가해 바삭거리면서 고소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옥천의 농업회사법인 산애들은 귀뚜라미 분말을 넣은 면 개발에 나섰고, 인근 백세장수농장은 장수애(장수풍뎅이 유충)를 이용한 액기스 제품을 개발하는 중이다.

 

농가에서 사육 가능한 장수풍뎅이.

◆ 곤충시장 규모 2020년 38조원대

국내보다 곤충을 활용한 산업은 세계에서 더 활발하다. 세계 곤충산업 규모는 2007년 11조원에서 2020년에는 38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산림조합중앙회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해외조림사업지에 설립·운영 중인 현지법인의 신사업을 개발하고 국내 임업분야에 곤충산업을 도입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곤충산업 현황과 조림지 곤충산업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는 등 곤충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국내 곤충산업 규모를 5000억원대, 사육농가 수를 1200곳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추진한다.

 

사진 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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