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클릭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온라인 시대’로 인해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들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쇼핑 채널의 축이 온라인으로 기울어진 데다 이커머스 중심으로 가격파괴 움직임이 거세진 까닭에 오프라인 매장들이 수익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들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이마트는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리뉴얼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 효과를 높이고 브랜드를 강화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고민 속에 온라인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특화된 체험 기회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유를 위한 지출보다 공유, 경험에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체험형 매장이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다. 업체는 재미와 경험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입소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소비자에게 브랜드 강점을 각인시킬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세계적인 프린터·복합기 전문기업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는 가먼트(의류) 프린터를 만나볼 수 있는 ‘브라더 디지털 의류출력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브라더는 사용자 스스로 디자인한 그림이나 문양을 잉크젯 방식으로 옷감에 직접 인쇄할 수 있는 DTG(Direct to Garment) 방식의 ‘디지털 나염 프린터’인 GTX를 선보여 호응을 얻어왔다. 이에 지난 8월 홍대에 스튜디오를 개장한 이후 남부권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두 번째 스튜디오를 대전 동구에 개장했다.

홍대 스튜디오는 커스텀 티셔츠, 에코백, 모자, 신발, 액세서리 등 직접 디자인한 파일로 나만의 굿즈를 만들어보고 싶은 소비자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대전 스튜디오는 기업 고객 및 창업자들에게 좀더 초점을 맞췄다. GTX 장비 시연뿐 아니라 가먼트 프린터 기반 창업 상담부터 패션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교육, 비즈니스 컨설팅 및 교육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46인치 테두리가 없는 모듈러(조립식) 스크린 ‘더 월(The Wall)’을 체험해볼 수 있는 ‘더 월 쇼케이스’를 오픈했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고급 오디오 전문 매장인 ‘오드포트’에 약 86㎡(약 26평) 규모로 마련됐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청각 경험·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체험공간은 삼성 ‘더 월 럭셔리’와 스타인웨이 링돌프의 사운드 시스템인 ‘모델 O’가 결합된 최고급 패키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쿠첸은 주방가전 제품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체험센터를 늘리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점을 시작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점에 이어 서래마을점까지 세 군데의 체험센터를 열었으며 2023년까지 수도권 내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쿠첸 체험센터에서는 고객들이 구매 전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페, 쿠킹클래스 등 복합형 문화공간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C#존에서는 큐리그 커피머신을 이용해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와 음료를 직접 내려 먹을 수 있다. 쿠킹 클래스에서는 전문 셰프와 함께 쿠첸의 인덕션과 밥솥 등 가전제품을 사용해 다양한 요리를 배울 수 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기업에서 단체로 쿠킹클래스를 수강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소비자는 주방가전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 주방 가전제품에 관심이 있거나 요리에 관심 있는 고객을 타기팅해 쿠킹 클래스를 제공하고, 이 고객이 수업에서 사용해 본 제품을 직접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한국와콤은 고객센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쇼룸 역시 전 제품 체험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복합문화체험 공간으로 새단장했다. 고객센터는 지사에서 직접 AS 및 콜센터를 운영한다. 구매 후 수년간 사용하는 타블렛 제품에는 수리 및 문의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와콤의 이와 같은 고객 서비스 업그레이드는 고객 편의성 강화뿐만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고객센터와 같이 있는 쇼룸에서는 뱀부 슬레이트, 인튜어스, 신티크 프로 등 와콤의 전 제품을 한 공간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이외 만화책을 볼 수 있는 북카페, 안마의자, 커피 등 음료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와콤은 원데이 클래스 등 유저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 관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5G의 빠른 속도를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U+5G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업체 측은 지난 3월 말부터 6개월간 전국 각지에서 5G 체험관을 총 6000시간 운영한 결과, 누적 체험객 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강남역에서 2개월간 오픈한 대형스토어 ‘일상로5G길’을 시작으로 ▲대형 쇼핑몰 ▲영화관 ▲스포츠 대회장 ▲대학 축제 ▲지역 축제 ▲휴게소 등 총 104개 장소에서 약 720회 운영했다. U+5G 체험존 운영 초기에는 5G 서비스에 비교적 높은 관심을 가진 2030세대를 대상으로 강남역·멀티플렉스·복합쇼핑몰을, 7월부터는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포함한 피서지를 공략했다. 9월부터는 40세 이상 고객이 많이 참석하는 지역 축제에서도 U+5G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스포츠·공연 미디어 플랫폼 ▲5G 게임 등 6개 핵심 서비스에 그쳤지만 6월부터는 ▲통신3사 5G콘텐츠 ▲5G 네트워크 속도체험, 7월부터 ▲클라우드 VR 게임, 8월부터 ▲클라우드 게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체험 요소를 마련했다.

사진=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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