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를 통해 ‘시발비용’이라는 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욕설인 ‘시발’에 비용을 결합한 말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드는 비용이다. 충동구매와 비슷한 소비행태를 일컫지만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의미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치킨을 시킨다던지, 평소라면 대중교통 이용했을 텐데 짜증이 나서 택시를 탄다든지 하는 것들이 다 시발비용이다.

 

작년 11월 한 누리꾼이 올린 '시발비용' 정의.

◆ ‘시발비용’ 지난해 11월 첫 등장 이후 급증

실제로 다음소프트가 2014년부터 올해 3월 19일까지 블로그(4억6860건), 트위터(82억6210만건)를 분석해 시발비용 버즈량(언급량)에 대해 알아본 결과, 시발비용이 직장인에게 많은 공감을 얻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한 트위터 사용자가 그 정의와 예시를 트위터에 게시하면서부터다.

'스트레스받고 홧김에 치킨 시키기…평소라면 대중교통 이용했을 텐데 짜증 나서 택시 타기'로 시발비용에 대한 예시를 소개한 이 트위터 글은 1만9503회의 리트윗을 기록하며 누리꾼 사이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시발비용은 지난해만 SNS에서 1만3760건이 언급됐다. 올해 언급량은 약 두 달여 동안 1만9774건에 이른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도 2500건을 넘어섰다.

시발비용과 함께 언급된 단어로는 택시비, 치킨, 족발 등이었다.

 

'탕진잼'의 주요 무대인 다이소.

◆ ‘시발비용’ 이전엔 ‘탕진잼’ 유행

시발비용이 등장하기 전에는 ‘탕진잼’이 유행했다. 탕진잼은 탕진하는 재미라는 뜻인데, 불황 속 ‘소소한 소비’를 지향하는 신조어다. 생활비에 큰 무리는 주지 않으면서,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아이템이 바로 탕진잼 소비의 주요 타깃이다.

색깔별 양말, 세일하는 립스틱 등을 사는 식으로, 보통 만원 내외의 액수를 쓴다. 탕진잼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가성비파, 득템파, 기분파 등으로 나뉜다.

가성비파는 다이소나 드럭스토어 등에 가서 생활용품을 산다. 득템파는 캐릭터 상품 등을 수집한다. 기분파는 인형뽑기방에 불쑥 들어가서 주머니속 남은 돈을 탕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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