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최근 AI(인공지능)과 챗봇(대화형 로봇) 사랑에 빠졌다. 고객 상담이 중요한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은행·보험사부터 음식 배달, 숙박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까지 적극적으로 AI와 챗봇을 도입하고 있다. 비용 절감과 더불어 빠르고 간편한 상담 등 고객만족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 CNS는 ‘톡 간편주문’을 선보였다. 챗봇을 통해 주문을 받고 상품과 관련한 상담도 할 수 있다. TV 홈쇼핑을 시청하다가 스마트폰을 켜서 실시간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현재 GS홈쇼핑과 CJ오쇼핑에서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한 톡 간편주문 시스템을 활용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을 할 때도 챗봇을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배송과 재고 상황 같은 질문에 자동 응답하는 ‘쇼핑봇’을 개발해 약 500개의 입점 쇼핑몰과 기업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중소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챗봇을 통해 고객센터 설치와 운영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대화형 상품추천 서비스 ‘디지털 컨시어지 챗봇 바로’를 29일 론칭했다. 제품이 다양해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디지털·가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챗봇 ‘바로’가 1대1 모바일 채팅을 통해 고객이 찾는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8월부터 전문 상담원이 상품 추천을 해 온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에 챗봇 기능을 더해 업그레이드했다. ‘바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메시지 인식과 상품 검색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안하게 된다.

고객들은 24시간 시간 제약, 대기할 필요 없이 ‘바로’를 통해 노트북,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전기밥솥, 전동칫솔, 전기면도기, 김치냉장고, 애플 등 모두 10개 영역에 대한 제품 상담이 가능하다. 고객 빅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언급한 상품들의 속성(가격대, 제조사, 크기 등)을 순차적으로 물어보고 상품을 추천해준다.

우리은행은 28일 금융권 최초로 음성명령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AI뱅킹인 ‘소리’를 선보였다. 스마트뱅킹에서 ‘소리’ 아이콘을 클릭한 후 “엄마에게 30만원만 보내줘”라고 말하면 이체가 실행된다. 송금을 비롯해 계좌조회, 환전, 공과금 납부거래도 가능하며 생체인증을 이용해 이체정보를 등록하면 보안카드, 인증서 및 통장 비밀번호 입력 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금융거래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공지, 상품 및 서비스 안내 등 금융비서 역할을 한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AI를 기반으로 한 텍스트뱅킹을 선보였다. KEB하나은행의 대표번호로 계좌별칭과 금액을 문자로 보내면 송금이 실행되고, ‘잔액’이라고 보내면 계좌를 조회해 잔액을 보여주는 식이다.

지난해 11월말 NH농협은행이 카카오톡 기반의 금융상담 서비스인 ‘금융봇’을 선보였고 다른 시중 은행도 줄줄이 챗봇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1월부터 상담 챗봇 개발을 위한 기술검증사업을 실시했으며 분석 결과에 따라 서비스 범위와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핀테크놀로지와 함께 개발 중으로 이르면 4월중 선보일 예정이고 KB국민은행도 올해 8월 오픈을 목표로 챗봇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AI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은행권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도 인기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는 27일까지 15만3000명이 체험했고 이중 2만3000명이 실제 투자했다. 엠폴리오를 통한 신규 판매액은 125억원 수준이다.

CJ대한통운은 사물인터넷(IoT), AI 등 첨단 기술을 통한 고객 서비스 차별화에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가 택배 관련 문의를 하면 바로 응답받을 수 있는 챗봇을 개발 중이며 올해 중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음성인식 기술과 연계해 택배기사에게 주소, 상품 종류, 요청 사항 등을 알려주는 챗봇 개발, 고객에게 실시간 도착 정보, 인접 지역 택배기사 도착 등을 스마트폰 푸시 메시지를 통해 알려줘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숙박앱 ‘여기어때’는 챗봇 ‘알프레도’를 통해 예약 문의를 받거나 숙소를 추천해 주고 있다. 사용자가 지역명, 인원수, 가격대 등을 메시지로 입력하면 이를 분석해 숙소를 추천한다. 또한 배달음식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는 주문 접수와 음식 메뉴를 추천하는 챗봇 개발에 100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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