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배우 박중훈과 가수 김흥국의 걸출한 입담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추억 속으로 흠뻑 빠져 들었다. 시청률조사기관 TNMS 집계에 따르면 29일 방영된 ‘라디오스타가 빛나는 밤에’ 특집은 전국 시청률 6.6%를 찍었다.

 

 

1980년대 청춘스타였던 배우 박중훈이 출연하며 40대 남성 시청자 시청률은 4.7%로 지난주 시청률 3.1%보다 1.6%p 솟구쳤다. 40~50대 여성 역시 각각 0.2%p, 0.3%p 상승했다. 중년층의 관심이 높았다는 방증이다.

이날 MC 김구라가 공황장애에 걸린 일부가 “매일 밤 뒤풀이를 해서 잠을 못자게 한 박중훈 형 때문”이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는가 하면 오명(?)을 뒤집어 쓴 박중훈은 19금 토크부터 과거 리즈 시절 에피소드를 풀어놓아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서장훈을 처음 본 게 목욕탕이었는데 “정말 모든 게 다 크더라”고 말한데 이어 과거 라디오 DJ를 할 때 PD로부터 “당신 애기가 있다더라”는 쪽지를 받고는 “...어디냐?”고 물었던 일화를 소개해 MC와 패널들을 초토화시켰다. 압권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돌아이’를 많이 본 것은 처음이다”고 말하는 초강력 입담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방송 말미에는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열창했던 ‘비와 당신’을 불러 시청자를 진한 추억 속으로 안내했다.

 

 

박중훈이 반가움을 담당했다면 김흥국은 친숙함으로 시청자를 공략했다. ‘프로조퇴러’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흥국은 주특기인 맥락 없는 토크로 ‘치트키’임을 입증했다. 박중훈으로부터 “저 형의 장점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라는 진지한 비평에 그냥 수긍하는가 하면 90년대 어린이영화 ‘반달가면’의 히어로로 무려 5편이나 출연했던 전력을 자랑스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후반부에는 2000년대 초반 발표, ‘저주받은 문제작’이 된 레게 음반 타이틀곡을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율동과 독특한 추임새로 열창하기까지 했다. 노래가 끝난 뒤 박중훈으로부터 “흥국이 형 노래는 다 똑같아”란 칭찬 반, 비웃음 반의 평가에도 킥킥대며 포용했다. 철 없는 아이 같으면서도 어른의 넉넉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50대 두 스타는 연륜에서 오는 대담한 토크와 여유, 농축된 유머로 네 MC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를 너끈히 홀렸다. 두 사람의 토크 소재로 등장한 안성기 김혜수 송중기와의 에피소드 역시 흥미로웠다. 김국진 김구라 윤종신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했으나 30년 넘게 연예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어온 50대 남자의 매력은 반짝반짝 빛났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말이야” 식 경험담이나 권위주의, 식상한 추억팔이 대신 추억과 현실을 접목해서 ‘들이대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에 윤기를 냈다. "별은 스스로 빛나는 게 아니라 다른 것으로부터 반사해 빛을 낸다"는 영화 '라디오스타' 속 대사의 의미를 온몸으로 웅변한 활약상이었다.

사진=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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