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하지 않아도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들 수 있다.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가 둥글둥글한 우리네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폭격형 로맨스를 표방하기는 했지만 10주간의 대장정이 시청자들에게 남긴 가장 큰 여운은 옹산, 그 자체다.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연출 차영훈)이 2019년 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23.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21일 막을 내렸다. 단순히 시청률 지표만 흥행을 입증하는 건 아니다. 휴먼스토리와 스릴러가 조화를 이루며 ‘까불이’가 본격 등판한 이후부터는 폭발적인 화제성까지 뒤따랐다.
그리고 이 안에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 그리고 옹산이라는 지역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이 그려졌다. 동백(공효진), 용식(강하늘)만큼이나 옹산 게장골목 사람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입체적인 구성에 있었다.
강한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해 개미 한 마리 못 죽일 것처럼 마냥 착하거나, 밑도 끝도 없이 나쁘기만 한 악역도 없었다. 옹산 게장골목 ‘옹심이’들은 외지인에게 배타적인 지역사회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까불이에게 위협받는 동백이를 위해 우리 속의 가장 작은 영웅을 깨웠다. 미혼모에 술집여자라고 손가락질 받는 동백을 편견없이 감싸주던 덕순(곧심)은 자식의 결혼이라는 문제 앞에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모성을 드러냈다.
도벽은 기본이고 사람들 약점을 노려 돈을 뜯어내려던 향미(손담비)는 동생에 대한 죄책감으로 제 것 하나 가지지 않고 평생 퍼주기만 하던 바보같은 누나였다. 딸을 버린 비정한 엄마 정숙(이정은)은 박복한 자신의 삶에 동백까지 물들지 않기를 바랐던 애틋한 사연이 있었다.
이해 받기를 바라는 것마저 욕심이 되는 세상에 ‘동백꽃 필 무렵’은 마음먹은 대로만은 살기 힘든 현실을 위로했다. 소시민의 연대는 당신도 혼자가 아니라는 작은 희망을, 결손가정을 향한 여전히 싸늘한 시선 등 다양한 공감대 역시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 포인트 중 하나였다.
10주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방영 기간 동안 가랑비에 옷 젖듯 옹산에 물들어버린 시청자들은 종영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옆집 이웃같은 옹산 주민들에 대한 애정도가 남다르다. 이에 옹산같은 동네에 살고 싶다는 다수의 댓글이 보이기도 했다. 폭격형 로맨스가 심쿵포인트라면 사람 냄새나는 옹산이 일상의 작지만 큰 위로가 되어줬기 때문.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전원일기’ 같은 드라마로 두고두고 만났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상춘 작가는 ‘내 인생의 혹’, ‘도도하라’, ‘백희가 돌아왔다’, ‘쌈 마이웨이‘에 이르기까지 많은 히트작을 집필했지만 좀처럼 본인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30대 여성 작가, 그리고 필명을 사용한다는 점 정도가 알려진 전부다. 다만 작품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임상춘표’ 힐링물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제 ‘동백꽃 필 무렵’과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지만, 일상에 스민 작은 기적들을 풀어낸 임성춘 작가의 다음 작품을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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