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사실 가수, 예능, 배우 이 세가지를 다 가져가는게 어릴 때는 ‘할 수 있어’라는 마음이 강했어요. 지금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도 사실인 거 같아요. 갈 수록 더 전문적인걸 스스로한테 원하게 되요. 모두에게 24시간 주어지는건 똑같잖아요. 아무리 열심히한다고 그 분야만 집중하시는 분들도 못해내는데, 내가 과연 뭘로 극복하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올해부터 많이하는거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예민하게 보려고 하고, 스스로에게 조금 더 채찍질을 하는거 같아요. ‘괜찮아, 됐어’ 보다는 연기도 예능도 내가 좀 더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시기인거 같아요”

지금도 스케줄 공백없이 빠듯하게 지내고 있지만 데뷔 시절부터 이승기를 아껴온 팬들은 가수로서의 활동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때문에 고정 출연 중인 ‘집사부일체’에서 종종 노래를 부를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저도 정말 진지하게 더 잘 부르고 싶어요. 특히 김건모 선배님이 게스트로 나오셨을 때는 가수 이승기 포지션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근데 예능을 할 때는 ‘내가 여기 가수로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있어서 적당히 불러요. 여기서 더 불러도 되나 싶은 마음이 상충해요. 그너무 열심히 부르면 보기 미울 거 같거든요. 가수처럼 진지하게 하면 제가 이질감을 느껴요. 유일하게 열심히 노래했을 때는 이선희 선배님 편이었어요. 못하면 따로 불러서 지적하실 거 같아서(웃음)”

이제 드라마도 끝났으니 가수로서의 활동 계획은 없을까. 이승기는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앨범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팬들이 많이 물어보시고 서운해하시기도 해요. 근데 제가 희망만 가지시게 할 수는 없잖아요. 생각은 늘 하는데 구체적으로 시작될 때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대 후에 가수로 빨리 컴백하지 못했던 이유는 목이에요. 군대에서 하도 소리를 질러서 그런지 목 컨디션이 드라이해졌어요. 작년에는 그걸 끌어올리는 연습을 하고, 몸도 풀고 했어요. 왜 소리가 안 나지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근데 올해는 그게 좀 돌아왔어요. 올 한해는 스케줄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앨범 준비를 할 수가 없었고, 조금 정리가 되면 스타트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강호동 예능사관학교 1기 졸업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승기는 오랜시간 예능에도 몸담아 왔다. 과거처럼 메인 MC 체제가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리틀 포레스트’ ‘집사부일체’만 보더라도 이승기가 주축이 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호동이 형이랑 할 때는 스나이퍼의 위치였어요. 전체보다는 제가 아이디어가 있을 때 나서니까 기본적으로 적중률이 좋았고, 잘한다고 봐주신 거 같아요. 메인MC라기 보다 지금은 내가 하고싶을 때만, 보이는 것만 할 수 있는 포지셔닝은 아닌거 같기는 해요.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촬영을 하다보면 에너지를 많이 쓰기도 하고, 제작진이 저한테 요구하시는 것도 있어요. 형들이 하던 역할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때가 생긴 거죠. 어쩔 수 없이 누군가 한명이 롤을 가져가는 건 맞는 거 같고, 거기에서 색을 잃지 않으면서 잘 조율하는게 저의 숙제죠”

국민남동생으로 데뷔해 여러가지 수식이 늘 따라붙는 이승기. 어느덧 30대가 된 이승기는 이제 어떤 수식어가 붙길 기대할까.

“그건 어려운 질문인 거 같아요. 사실 수식어는 대중이 만들어주시는 거니까요. 제가 어떤 수식이 붙을 거라고 생각하면 저를 너무 정확하게 분석하게 되는게 아닐까요? 크게 생각하면 이승기는 뭔가 권선징악이 어울리는 이미지인 거 같아요. 악한 짓을 안할 거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아주 선하지도 않잖아요. 저는 그냥 일반 사람들이랑 똑같거든요. 늘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했다면 그 스펙트럼이 많이 넓어진 거죠”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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