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생이라면 모두 해봤을 법한 숙제가 있다. 페트병의 윗부분을 잘라 뒤집는다. 그리고 입구부분에 늘어트린 거즈를 깐 뒤 흙을 넣고 화분에서 식물을 옮겨 심는다. 바로 페트병 화분이다. 어린 우리들은 그 페트병을 매직으로 꾸미고 더한 멋쟁이들은 시트지를 붙여 제법 그럴듯한 화분을 만들어냈다. 이런 어린시절의 추억 때문일까? 반려식물과 인테리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플랜테리어가 유행이다.

사진=픽사베이 

반려식물도 유행이 있다. 플랜테리어가 유행 이전 집에 있는 식물을 떠올리면 베란다에 홀로 서있는 산세베리아, 꼬마 선인장, 축 처진 아이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반려식물이란 말과 플렌테리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집에 있는 식물도 다양해지고 있다.플랜테리어란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 합성어다. 식물로 실내를 꾸며 공기정화 효과와 심리적 안정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인테리어 방법이다.

 

덕후 양성화 제라늄

사진=픽사베이

제라늄은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들은 하나도 모르기로 유명한 꽃이기도 하다. 대중적인 인지도보다 매니아들이 많은 아이돌스러운 꽃이다. 흰색, 자주색, 붉은색, 한 잎에 흰색과 분홍색이 섞인 품종 등 색이 다양하고 대표적으로 인기가 많은 종만 따져도 데니스, 밀필드 로즈, 스완랜드 핑크, 레드 판도라, 도브 포인트, 살몬 콤테스, 송살구, 모르바카 툴판, 로즈버드 애플블러섬, 퀸 오브 덴마크가 있는 등 750여 종이 있다.

“이 중에 네 취향 하나쯤은 있겠지”의 대표격인 꽃이다. 네이버 카페 ‘제라늄이 있는 정원’은 제라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제라늄과 가드닝 정보를 교류한다. 이 카페는 2018년 네이버 대표 카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제라늄 품종을 교환하며 점점 더 깊숙한 제라늄 덕후의 길을 걷고 있다. 제라늄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농부네 농장, hs플라워, 제라가든, 마당넓은허브농원, 식물의 사생활 등 제라늄 전문농장까지 생기고 있는 추세다.

 

반려식물계의 슈퍼스타 마리모

사진=싱글리스트 DB

제라늄이 덕후용 식물이라면 마리모는 말 그대로 슈퍼스타다. 동그란 모양의 담수성 녹조류로 1년에 평균 5~10mm 자라며 100년 이상 사는 수명이 긴 식물이다. 대형 키즈 유튜버 허팝과 흔한남매, 전현무의 반려식물로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마리모의 진정한 매력포인트는 무려 기분이 좋으면 수면으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리모는 수온과 광합성 상태가 맞으면 수면 위로 올라온다.

2018~2019년까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애완식물’이다. 마리모는 물 속에 사는 식물로 수돗물을 받아 바로 넣어두고 한 달에 한번 정도 물만 갈아주면 되는 키우기 쉬운 식물이다. 마리모를 키우는 사람들은 ‘물멍’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물체를 바라보면 멍하니 있다는 뜻인데 물 속에 고요히 가라 앉아 있는 마리모를 멍하니 바라보게 돼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마리모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자 세남자 바스켓, 미니가든 등 마리모를 주력 상품으로 팔고 있는 매장들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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