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주축으로 형성된 '지브리 스튜디오'는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와 감동적인 스토리로 '월트디즈니' '드림웍스'와 함께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만화영화는 손수 그린 배경작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만화의 모티브가 된 배경지에 가보고픈 마음을 들게 한다. 실제로 가면 더 아름다울 지브리 애니의 배경지를 소개한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거대 산업 문명의 붕괴 이후 황폐해진 대지와 썩은 바다로 뒤덮힌 지구. 유독한 독기를 내뿜는 균류의 숲이 확장되는 인류 제2의 종말을 다룬 영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초기 역작 중 하나다. 나우시카는 요정의 호수로 불리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Plitvice Lakes National Park)은 1949년 크로아티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7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빼어난 자연 환경 및 수천 년간 물이 흐르며 쌓인 석회와 백악의 자연 댐이 장관을 이루며 층층 계단을 이루고 있는 16개의 호수가 크고 작은 90여 개의 폭포들로 연결되어 있다. 호수는빛의 굴절에 따라 녹색, 푸른색, 청록색, 회색 등의 다양한 색상을 연출한다.

 

 

 

모토분 /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천공의 성 라퓨타'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성 라퓨타 제국과 그 성을 날아다닐 수 있게 하는 전설의 비행석을 둘러싼 모험을 그린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하늘 위에 떠있는 전설의 고대도시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곳은 '모토분'이라고 불리는 크로아티아의 작은 도시다.

 

1세기부터 로마인들이 거주했던 흔적이 남아있는 작고 오래된 도시는 1278년에 베네치아 공화국에 귀속됐고, 이 때 만들어진 두 겹의 두터운 성벽이 지금까지 보존되어 마을의 상징이 됐다. 마치 숨겨진 전설의 도시 라퓨타처럼 이스트라 반도 중심부 깊숙한 곳에 숨겨진 마을인만큼 교통은 불편하지만 미르나 강(Mirna River)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골프 코스 등을 기반으로 관광 산업이 꾸준히 발달하고 있다.

 

 

 

두브로브니크, 스톡홀름 / 마녀 배달부 키키(1989)

열세살 견습 마녀의 다사다난 독립기를 그린 '마녀 배달부 키키'에서 주인공 키키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갈 때 보여지는 붉은 지붕의 건물 가득한 아름다운 도시 역시 크로아티아 최고의 휴양지인 두브로브니크와 스웨덴 스톡홀름 등의 풍경을 바탕으로 배경을 그렸다. 

 

7세기 무렵에 형성됐고 지중해에서 그 위상을 떨쳤던 도시.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진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는 바다를 바라보고 튼튼한 성벽에 둘러싸인 채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회색 파스텔톤의 건물들과 석회석으로 잘 정돈된 중앙광장 그리고 좁고 좁은 길들과 돌로 만들어진 경사진 길들, 또 특히 '키키'에서 넓게 펼쳐친 항구도시가 두브로니크와 많이 닮아있다.

 

'키키' 속 알록달록 아름다운 건물들은 스톡홀름과도 흡사하다. 키키가 돌아다니던 돌이 깔린 길과 톰보를 구한 배경이 된 시계탑 모두 각각 스톡홀름 구시가지 감라스탄의 골목길과 시청사였다. 낭만적인 전원도시에서 현대적인 도시로 발전한 스톡홀름. 환상적인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이 기쁨을 주는 이곳에서 유유자적하게 인생을 보내고싶은 소원을 심게 된다.

 

 

 

토코로자와 시 / 이웃집 토토로(1988)

일본인들의 유년시절이자,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상징이 된 영화 '이웃집 토토로'. 이웃집 토토로의 실제 배경은 일본 시골 사이타마 현으로 설정돼있다. 명시돼 있진 않지만 이웃집 토토로의 실제 배경지로 토코로자와 시가 가장 유력하다. 

 

토코로자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고향으로 이웃집 토토로 작화 과정에서 고향의 지명과 트롤이라는 몸집이 큰 괴물을 연관지어 토토로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토코로자와는 도쿄 도시권의 일부로 여겨지고 도심과의 근접성과 저렴한 주거 비용으로 인기있는 베드타운이다.

 

 

 

다마뉴타운 / 귀를 기울이면(1995)

독서를 좋아하는 중학생 소녀의 가슴 설레는 첫사랑과 미래를 향한 고민을 담은 작품 '귀를 기울이면'은 도쿄의 마을을 그대로 배경작화에 옮긴 것으로 유명하다. 게이오선(京王線)을 따라 도쿄도 다마시(多摩市)의 세세키사쿠라가오카역에서 다마 뉴타운(多摩ニュ?タウン)으로 이어지는 지역이 모티브가 됐다.

 

환경을 생각하며 만든 계획도시 다마뉴타운은 많은 사람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오랜 전통의 도시다. 사계절의 변화를 녹지 공간을 통해서 느낄 수 있도록 계획된 것이 특징이다. 당시 일본에서 '귀를 기울이면'이 상영되고 있을 때, 영화를 보던 한 꼬마가 "엄마 저기에 우리 집이 있어!"라고 말했을 정도로 다마뉴타운의 모습을 생생하게 옮겨 담았다는 후문이다.

인턴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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